유엔 “이대로라면 2100년 지구 해수면 6.4m이상 높아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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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00년새 지반 4.25m 침하… 마닐라, 10년새 1m 가라앉아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해수면이 상승한다고 해도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0.1∼0.3cm씩 서서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처럼 인간 활동이나 지각 변동에 따라 지반이 쉽게 가라앉는 연안 도시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어떤 도시들이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을까.

그동안 가장 큰 폭으로 가라앉은 도시는 섬 국가 일본의 도쿄다. 힐레스 에르켄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팀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도쿄는 지반이 1900년 대비 약 4.25m 주저앉았다. 2000년 이후 지하수 활용을 제한하면서 지반 침하는 일단 멈춤 상태다.

필리핀 마닐라와 태국 방콕도 심상치 않다. 마닐라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1m 가라앉았고, 해수면 상승 속도도 세계 평균보다 5배 이상 빠르다. 2050년엔 지금보다 해수면이 0.5m 상승하고, 지반이 2m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2009년 케사나 태풍이 닥쳤을 당시 마닐라는 전체 면적의 80%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방콕 역시 2050년경엔 전체 인구(약 828만 명)의 40%가 침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호찌민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지반 침하가 진행돼 현재까지 0.5m 주저앉은 상태다. 레반쭝 베트남 호찌민시티공대 교수는 “20년 안에 호찌민은 완전히 물 밑으로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네덜란드 서부, 이탈리아 베네치아, 방글라데시 다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국 상하이 등이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지층이 단단한 암반으로 이뤄져 있어 연안 지역에서도 지반 침하가 잘 일어나지 않아 큰 영향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후변화 시나리오(RCP8.5)에 따르면 2050년 동해는 35cm, 서해와 남해는 23cm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기후연구실 실장은 “퇴적층이 많고 태풍의 영향을 자주 받는 목포 등 남해의 경우 해수면 상승에 따라 이전보다 자연재해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2017 유엔 기후변화 콘퍼런스’에서 유엔은 ‘기후변화가 기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대로라면 2100년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3도 이상 높아지고 해수면은 현재보다 6.4m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기후변화#해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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