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확 풀고… 당구장-양궁장서 취업 상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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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이색 채용설명회
대기 시간에 활 쏘고 볼링 치고 자연스럽게 어울려 정보 나눠
연봉-복지 민감한 얘기도 술술

코오롱그룹이 16일 실시한 채용설명회 모습. 편안한 옷차림을 한 참석자들이 당구와 양궁을 즐기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그룹이 16일 실시한 채용설명회 모습. 편안한 옷차림을 한 참석자들이 당구와 양궁을 즐기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혹시 연봉이나 직원 복지 정책 같은 것도 여쭤봐도 될까요?”

16일 코오롱그룹 채용설명회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코오롱 스포렉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이모 씨는 인사담당자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담당자는 크게 웃으며 “가장 궁금한 부분이죠?”라며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다. 같이 상담을 받던 취업준비생들도 긴장이 풀린 듯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여가며 설명을 들었다.

대부분의 채용설명회는 기업이 학교를 찾아가 부스나 천막을 설치해 놓고 취준생들을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상담을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경우가 많고 상담 내용도 공채 일정이나 회사 소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우선 부스나 천막이 없었다. 그 대신 볼링장과 포켓볼, 양궁장이 마련돼 있었다. 군데군데 테이블 위에는 치킨과 샐러드 등이 놓여 있었다. 맥주와 커피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취준생들이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긴장을 풀었다. 스포츠를 즐기면서 서로 어울리게 된 취준생들끼리 취업정보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코오롱그룹은 상담을 위해 참가자들로부터 미리 질문을 받았다. 취준생의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코오롱그룹은 참가 신청을 받을 때 취준생의 이름과 연락처 외의 개인 신상을 전혀 묻지 않아 취준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줬다.

이날 행사는 “스포츠를 즐기면서 채용 상담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코오롱그룹 인사실 김대영 과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대학을 다 찾아가서 설명회를 열 수 없다 보니 방학 기간에 채용설명회를 열었다”며 “위화감 없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채용 설명회를 열어 취준생들이 하나라도 더 얻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담을 마친 이모 씨는 “다과도 즐기고 볼링도 치다 보니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져 연봉이나 복지 정책 같은 껄끄러운 질문들도 할 수 있었다. 대개는 대외비라며 안 알려주는데 최선을 다해 답해 줘서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준생 김모 씨는 “내가 가진 경험으로 어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자기소개서 작성법 같은 것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다. 회사 이미지도 더 좋아져서 꼭 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150명의 취준생이 참석했다. 상담은 선착순으로 진행됐다. 상담사는 총 12명. 코오롱그룹은 20일부터 채용 공지를 하고 9개 계열사에서 약 200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당구장#양궁장#취업 상담#코오롱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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