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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걱정 몰라요, 태양광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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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걱정 몰라요, 태양광 있으니까”

한우신기자 입력 2018-08-09 03:00수정 2018-08-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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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에너지자립마을 ‘호박골’
서울 서대문구 홍은1동 호박골마을의 에너지자립마을 활동가인 이진원 씨가 빗물 저장과 태양광 발전을 결합해 텃밭 식물을 키우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씨 옆에 빗물저금통이라고 적힌 통에 담긴 빗물을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뿌린다. 텃밭과 놀이터, 가정집 등 마을 곳곳에서는 태양광 발전장치를 쉽게 볼 수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 서대문구 홍은1동 호박골마을. 과거에 주민들이 인분을 모아놓은 자리에 심은 호박이 풍성하게 자라 호박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2일 호박골마을로 들어서자 눈에 띈 것은 집 대문마다 붙어 있는 호박 모양의 등이었다. 가로등 역할을 하는 이 등을 밝히는 전력원은 태양광이다. 등 옆에는 작은 태양광 패널이 붙어 있는 집들이 많았다. 등 옆에 태양광 패널이 없는 집은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뒀다.

호박골마을 주민들이 집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2015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됐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를 시작했다.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되면 최대 3년 동안 태양광 패널 설치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 받는다.

에너지자립마을은 서울시가 2012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다. 올해처럼 폭염이 이어지며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 시기에 더욱 주목받는다. 에너지자립마을은 사업 시행 첫해인 2012년 7곳을 시작으로 지난해 70곳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1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호박골마을 주택 대문에 설치된 가로등과 이를 밝히는 전력을 만드는 태양광 패널.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현재 호박골에 있는 약 350가구와 인근 가구까지 500여 가구가 태양광 발전을 가정 내 전기로 이용 중이다. 가장 피부에 와 닿는 효과는 전기료 절감이다. 한 가구는 매월 4만5000∼5만5000원가량 나오던 전기료가 1만5000원 미만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종전 전기료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호박골마을은 서대문구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체에서도 에너지자립마을 모범 사례로 꼽힌다. 거의 모든 가구가 태양광 패널 설치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박골마을과 맞닿은 북한산 자락에 텃밭이 있는데 10년 전에 빗물을 모아 살수하는 장치를 설치했다.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된 뒤에는 텃밭 곳곳에 태양광 패널을 세우고 그 전력으로 살수 장치를 가동한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빗물 저장과 태양광 발전이 결합된 자동 살수 장치는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텃밭 밑을 관통해 세워진 터널을 밝히는 3색 발광다이오드(LED) 역시 태양광으로 빛을 낸다. 올해 6월에는 마을 놀이터에 태양광 패널로 만든 지붕이 설치됐다. 앞으로 놀이터에도 텃밭을 조성해 자연학습과 친환경에너지 학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꾸려가겠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계획이다. 볼거리가 늘면서 등산객이나 관광객이 일부러 마을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에너지자립마을이 된 이후 전기료 절감과 마을의 외형적 변화와 함께 주민들의 에너지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외출할 때 TV 플러그를 아예 빼서 대기전력마저 아끼는 등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었다. 에너지자립마을 활동가인 이진원 씨(66)는 “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에너지 자급과 절약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자급과 절약으로 아낀 돈을 모아 마을이 자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새 일자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파급 효과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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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골#에너지자립마을#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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