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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와 고마워”…조용하던 밀양의 시골마을 발칵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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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와 고마워”…조용하던 밀양의 시골마을 발칵 뒤집혀

뉴스1입력 2018-07-11 14:36수정 2018-07-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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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초등 여학생 납치사건…마을 뒤숭숭
초등 여학생을 납치했다가 풀어주고 달아났던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납치범이 지난 10일 오후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호송되고 있다.2018.7.10/뉴스1 © News1

“그 작은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살아서 돌아온 것만으로 고맙습니다.”

초등 여학생 납치사건으로 큰 소동을 겪은 경남 밀양의 작은 마을에 사는 60대 손모씨는 겨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가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것은 지난 9일 오후 마을 주민의 초등생 딸이 실종됐다가 18시간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이 마을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한적해 보였다. 무더운 날씨에 그늘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주민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애써 피하려는 듯했다.

한 주민은 “아이가 돌아와서 기쁘지만, 이런 일로 우리 마을이 계속 사람들 입에 오르는 게 썩 좋지는 않다”며 손사레를 쳤다.

손씨도 “좋지않은 일로 온 마을이 쑥대밭이 돼 분위기가 엉망이었지만, A양이 무사히 돌아와 이제 조금 평온한 것 같다”며 “주민들이 서로서로 말을 아끼고 있으며, 이번 일이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는 1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다. 무사히 돌아온 A양을 포함해 초등학생은 단 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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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평소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서나, 밭에서 일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을 만날 때면 밝게 인사하며 어른들의 예쁨을 받아왔다.

사건 당일 평소와 다를 게 없던 A양의 하루는 통학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는 사이 사단이 났다. 마을회관 인근에서 내린 A양은 집까지 300m 가량 되는 골목에서 납치 당했다.

오후 4시30분쯤이면 집에 들어오던 A양의 귀가가 늦어지자 A양 아버지는 인근 파출소로 뛰어가 직접 실종신고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A양이 납치를 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마을 주민들은 큰 걱정을 안 했었다고 한다.

손씨도 “당시 ‘A양이 어디 친구집에서 놀다 들어오겠거니’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또 “조그만 한 촌 동네에 무슨 큰일 나겠냐”고 말하던 주민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주민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자 온 마을에 불안감이 엄습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경찰은 마을에 A양이 있을 만한 곳이나 주민들 집·화장실·창고 등을 샅샅이 수색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마을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주민들이 나서 A양을 찾았다.

경찰의 탐문수색에 일부 마을주민들은 “나를 의심하느냐”며 불편함을 내비추기도 했지만, 빈집도 가리지 않고 A양 찾기에 열중인 경찰들을 나무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양 소재는 결국 파악하지 못한 채 다음날 아침이 됐다. 10일에는 더 많은 경찰력이 동원됐고, 취재진도 몰렸다.

이 마을 한 노인은 “마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었다”며 “좋은 일이었으면 웃을 수 있겠지만, A양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심경을 전했다.

A양은 10일 오전 9시45분쯤 돼서야 마을에 나타났다. 납치범 이모씨(28)가 몰고 온 1톤 화물차에서 내려 18시간 만에 부모를 만났다. A양은 경찰관에게 “모르는 아저씨가 강제로 차에 태웠다”고 말했다.

밀양경찰서는 오후 1시55분쯤 경남 창녕의 한 PC방에서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혐의로 이씨를 긴급체포해 자세한 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

A양의 소식을 접한 마을 주민들은 “이번일로 걱정이 많았는데 A양이 돌아온 것만으로 다행이다”면서 ‘다행’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부산·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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