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면허취소땐 2000명 일자리 날아갈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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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업계 우려 목소리
조현민 등기이사 관련 결정 앞두고
“물컵 갑질이 회사 문닫게 할 일인가… 고용피해땐 강력 투쟁” 노조 성명
업계 “여론 등에 업은 과잉처벌 우려”

檢출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조세 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뒤쪽에는 2014년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왼쪽)이 조 회장 일가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그 옆 사람은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있다. 조 회장은 부인과 두 딸에 이어 출석한 것에 대한 심경을 묻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檢출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조세 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뒤쪽에는 2014년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왼쪽)이 조 회장 일가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그 옆 사람은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있다. 조 회장은 부인과 두 딸에 이어 출석한 것에 대한 심경을 묻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면허 취소 여부가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진에어와 대한항공 직원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대한항공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빠르면 29일 진에어의 위법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판단의 쟁점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를 맡았던 것이 면허 취소 사유인지 여부다.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는 2010년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의 등기이사를 맡았다. 현행 항공법(항공사업법 제9조, 항공안전법 제10조)에 따르면 외국인은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다. 올해 4월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자 국토교통부는 이 부분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조 전 전무가 2016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이를 문제 삼을 수 있는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들은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대한항공노동조합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 처벌과 진에어의 면허 취소 검토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 진에어 2000여 명 직원 고용이 피해를 본다면 강력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에어는 면허가 취소될 경우 진에어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2만여 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각에서 나오는 ‘면허 취소 이후 진에어 매각’이나 ‘1, 2년 유예 뒤 면허 취소’설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한 LCC 임원은 “면허 취소가 결정되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이다. 매각되더라도 새 회사가 다시 면허를 취득하는 데에 1, 2년이 걸린다. 1, 2년을 비용만 들여야 하는데 누가 나서겠나”라고 말했다. 불법 등기이사 전력을 문제 삼아 현재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과잉 처벌이라는 지적도 있다. 진에어는 2010∼2016년 3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항공운송사업면허 변경을 신청했다. 서류엔 조 전 전무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국토부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다.


법 해석을 문제 삼는 의견도 있다. 면허 취소를 판단하는 항공사업법 제9조의 1호 및 항공안전법 제10조 1의 5호에 따르면 외국인이 전체 임원의 절반을 넘지 않을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 및 유지가 가능하다. 반면 항공사업법 제9조의 6호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임원이 단 1명이라도 있으면 면허의 결격 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 같은 법 안에 해석이 다른 조항이 있는 것이다.

다른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 시절 화물운송 면허를 취득한 것이 있는데, 재직 기간에 얻은 면허만 취소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진에어 면허취소#2000명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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