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몽골 골드미스들 ‘구혼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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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부모들, 딸 교육에 집중투자
남성보다 고학력, 사회진출 활발… 비슷한 결혼상대 찾기 ‘별따기’

몽골에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고학력 ‘골드 미스’들이 적합한 신랑감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몽골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교육을 많이 받고 사회 진출도 활발해 남녀 간의 경제력 차이가 벌어지는 등 대개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성별 격차의 역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술집이나 클럽에선 퇴근 시간 무렵 ‘그룹 미팅’이 자주 열리는데 여성 참가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몽골에서 기자로 일하는 만드하이 씨는 가디언에 “울란바토르에선 어느 술집을 가나 이런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이나 직장에서는 여초 현상이 더 심각하다. 남성들은 잘나가는 여성들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3월 세계은행이 몽골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더 야심만만하다’ ‘여성에게 매력을 못 느끼겠다’는 답이 적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지위가 비슷한 결혼 상대를 찾지 못해 애먹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울란바토르의 혼인율은 2007년 1000명당 22.9명에서 2016년 8.9명으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몽골의 부모들은 딸을 대학에 보내는 데 집중 투자했다”며 “노후엔 아들보다 딸이 부모를 더 잘 돌볼 것이라 판단한 데다 아들은 주로 가축을 관리하는 일을 도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몽골이 1990년대 공산주의 체제를 버리는 과정에서 국영 기업들을 민영화하며 남성이 대거 실직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몽골#성별격차#남녀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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