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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대한 협상가” 北 띄우기 뒤에는…트럼프의 북핵 해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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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대한 협상가” 北 띄우기 뒤에는…트럼프의 북핵 해결 딜레마

워싱턴=박정훈 특파원입력 2018-06-24 15:59수정 2018-06-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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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2주가 다 됐지만 곧바로 이어질 듯 했던 북-미 간 실무협상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가 없다”고 지적하는 언론을 의식해 연일 북한 띄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앞서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협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는 훌륭한 케미스트리(호흡)를 가졌다”며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지역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해 “똑똑한 터프가이이며, 위대한 협상가”라며 “북한이 전면적인(total) 비핵화에 동참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신뢰를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고, 미군 유해를 반환하고 있다”며 성과를 과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23일 방송된 MSNBC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은 넘어설 수 없는 레드라인을 갖고 있고, 양측 모두 (상대방의 레드 라인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며 “이것은 북한과의 대화가 이전과는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처음으로 우리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행정부에 심어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북한과의 실무협상에 속도가 붙지 않아 고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비핵화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를 위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다시 방문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 측이 답을 주지 않고, 대화 상대도 정해주지 않고 있다”며 “특히 3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태도를 바꿀지 여부에 대해 고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결과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자루를 쥔 김 위원장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미군 유해 송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 준 뒤 정작 비핵화 협상은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트럼프 행정부는 22일 북한에 대한 독자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6월 이후 지난해까지 발동돼온 6건의 행정명령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해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고, 역내 미군과 동맹국 및 교역 상대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도발적이고 불안정하고 억압적인 북한의 조치와 정책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 경제에 여전히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연장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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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행정명령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 주요 인사의 자산을 동결하고, 북한의 국외 노동자 송출 금지, 광물 거래 중단 등 돈줄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동된 13810호는 특정 북한 기업이나 은행과 거래하는 개인·기업의 재산까지 동결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성격도 갖고 있다.

국무부도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22일 ‘허용 안 되는 배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미(북-미)관계는 신중하게 단계적 동시적으로 풀어야 한다. 일방적 핵 폐기 요구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고 한 데 대해 국무부 관계자는 “북-미 공동성명은 북한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로 이끄는 절차의 시작이다. CVID에 못 미치는 결과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무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수 없거나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을 경우 대북 제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에 비판도 이어진다. 영국의 시사·영화 평론가인 마크 커모드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풀었고, 우리 모두는 안전하다’고 했는데 북한이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한 것은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대화국면에서 추가 제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대부분 중단한 것도 북한이 비핵화로 나서기 전에 너무 일찍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까지 대화국면을 틈타 노골적으로 제재를 느슨하게 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손발이 묶여가고 있다는 평가마저 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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