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해양공장 35년만에 가동중단, 노조 파업수순… 사측 “회사 살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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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43개월째 ‘0’… 7월 일감 바닥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작업장이 35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43개월째 끊겨 더 이상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파업을 준비 중인 노동조합에 회사를 살려 달라고 읍소했다.

현대중공업은 22일 울산 소재 해양사업부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에서 “7월 말 나스르(NASR) 프로젝트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해양 야드(조선소 작업장)에서 더 이상 작업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을 중단하고 조직은 통폐합 절차를 밟게 된다”고 덧붙였다. 해양사업부 가동 중단은 1983년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준공 이후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자 국내 조선3사 중에서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의 마지막 해양플랜트 수주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따낸 지금의 나스르 원유생산설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강 사장은 “외부의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고 무책임한 투쟁 구호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노조의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또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길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해양사업부의 정규직 2600여 명, 협력사 직원 3000여 명은 계열사나 조선사업부로 옮겨가야 한다. 하지만 조선사업부도 이미 일감 부족으로 유휴 인력이 발생해 근로시간을 줄인 상황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중공업#해양플랜트#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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