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서울 주택거래 10건중 1건 증여… 예년의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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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침체로 집 팔기 어려워지자 증여뒤 나중에 시세차익 노리는 듯
“하반기에도 부동산침체 지속”

서울에서 올해 거래된 주택 10채 중 1채 가까이는 증여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서울 주택거래량은 12만185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증여는 1만1067건으로 전체의 9%를 차지했다. 지난해 1년간 전체 증여 건수(1만4860건)에 육박한다. 서울 주택 거래 중 증여 건수는 2016년 1만3489건에서 지난해 소폭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올해 4월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피하기 위해 제3자에게 집을 미리 팔기보다는 자녀 등 가족에게 소유권을 넘긴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부동산114가 주최한 ‘부동산포럼 2018’에 참석한 진미윤 LH토지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 집을 팔기보다는 증여세를 내더라도 자녀나 배우자에게 물려준 뒤 나중에 팔아 시세차익을 더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흐름은 자산가이거나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활황인 지역일수록 강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서울 주택거래건수 중 증여 비율은 전국 평균(6.1%)보다 3%포인트가량 높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시장 침체로 집 팔기가 쉽지 않은 점도 증여가 늘어난 원인”이라고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하반기(7∼12월)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럼에 참석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단기적으로는 보유세 개편 등 정부의 시장 규제와 입주 물량 증가, 장기적으로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 노년층 1인 인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수도권 대 비수도권’ 구도로 나타나는 양극화가 더욱 세분화되는 ‘초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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