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北 위협 없어져도 한미동맹 지속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마크 내퍼 주한美대사 대리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손쉽게 (한미) 연합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사진)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18일 개최한 제12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할 때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된 한미 연합훈련 중단 논의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마중물’일 뿐이며 북한이 ‘선의의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경우 훈련을 얼마든지 재개하겠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는 것.

마크 대사 대리는 이어 “만에 하나 북한의 위협이 없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한미 동맹은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진작시키는 식으로 탄력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한미 동맹은 어떤 식으로든 변형되겠지만 계속 존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마크 대사 대리는 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SMA) 4차 회의를 앞두고 방위비 분담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준비 및 경계태세를 확고히 하고 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같은 부담을 (한미가) 공정하게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북핵 위협이 줄어들면 방위비 분담 증액 명분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아직 먼 길이 남아있다. 우리의 동맹이 의무감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부담을 동등하게 나눠 가질 책임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해선 “끝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하려고 하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또 비핵화가 진전을 보일 때까지 대북제재 해제나 완화 등 유인책은 없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따른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한 미국이 어떤 분야에 투자할 수 있을지도 구체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내퍼 대사 대리는 “에너지 분야나 로지스틱스(물류 보급),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원산·갈마지구 또는 마식령 스키장 같은 관광 등이 떠오른다”며 “무엇보다도 북한이 국제사회와 함께하고 더 나은 변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한 빨리’이지만 북한과의 협상에 시한이 있는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비핵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켜볼 것”이라고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마크 내퍼#한미동맹#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