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로 ‘휘는 바늘’ 만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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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나노미터 길이로 완성… 초미세 센서 등에 활용

가장 단단한 물질인 다이아몬드로 휘어지는 바늘을 만들었다. 다오밍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재료과학·공학과 연구원팀은 홍콩대와 싱가포르 난양공대,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과 함께 다이아몬드로 나노 크기의 바늘(사진)을 만드는 데 최초로 성공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20일자에 공개했다.

다오 연구원팀은 실리콘 기판 위에 탄소를 증기 형태로 뿜어 얇은 필름 형태의 인공 다이아몬드를 만들고, 여기에서 돌출된 부위를 키워 길이 약 3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작은 바늘을 만들었다. 그 뒤 바늘 끝을 에칭(부식) 처리해 마치 칫솔처럼 길고 끝이 뾰족한 구조를 완성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다이아몬드 바늘을 위에서 눌러 변형이 가능한지 측정했다. 다이아몬드는 원래 강해서 변형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기껏해야 약 1% 미만의 변형이 가능할 뿐, 그 이상 변형하면 부서진다. 하지만 연구팀이 만든 다이아몬드 바늘은 길이를 최대 9%까지 변형시킬 수 있었다. 또 가하던 힘을 제거하면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탄성력도 지녔다. 이런 성질은 여러 결정으로 이뤄진 경우보다 단 하나의 결정으로 이뤄진 다이아몬드에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정형 물질에 힘을 가하면 모양은 물론 열이나 빛, 화학, 전자기적 특성이 모두 변한다”며 “생체에 이용하는 약물전달체나 차세대 저장매체와 센서에 필요한 초미세 탐침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다이아몬드#휘는 바늘#300나노미터 길이#초미세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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