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공략 나선 中 가전 업체들, 올해 화두는 스마트·AI·초고화질 TV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2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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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IFA

크리스티안 괴케 메세 베를린 CEO (사진제공 IFA)
크리스티안 괴케 메세 베를린 CEO (사진제공 IFA)
8월 31일(현지시간)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가전박람회(IFA) 2018’의 트렌드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인공지능(AI), 그리고 8K(7680×4320 픽셀) 초고화질 TV가 될 전망이다. IFA 2018 사전행사로 19일부터 22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GPC) 2018’에서 주최 측인 메세 베를린이 내다 본 결과다. IFA GPC는 매년 봄 주최 측과 주요 참가업체들이 전 세계 기자단을 대상으로 IFA에 출품할 제품의 개요, 전략에 대해 브리핑하고 트렌드를 전망하는 행사다.

브리핑에서는 스마트 폰과 TV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유럽시장 공략이 눈에 띄었다. 유럽 기업들은 스마트 기기로 맞불을 놨다. 한국 업체들의 사전 브리핑은 없었다.

●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에 관심

올해는 50개국에서 320여 명의 기자들이 참가했다. 가을 열리는 IFA 전시회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다. 1924년 처음 시작된 IFA는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와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가전·전자제품 분야의 세계 3대 전시회로 꼽힌다.

크리스티안 괴케 메세 베를린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IFA는 음성인식이나 AI의 혁신 기술이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메세 베를린 측은 스마트 가전과 이에 연동하는 AI 애플리케이션(앱), 초고화질의 8K TV가 IFA 2018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들이 관심을 모았다. 필립스는 이번 행사에서 ‘스마트 슬립 헤드밴드’를 들고 나왔다. 머리에 쓰고 잠을 청하면 백색 소음을 흘려보내 숙면을 돕는 기구다. 필립스는 또 스마트폰 앱 등으로 알레르기 관리가 가능한 공기정화기, 자연스러운 기상을 도와주는 웨이크업 라이트 등도 함께 소개했다.

독일 생활가전 업체 보이로는 12개 앱을 통해 연결되는 60여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헬스케어 분야의 제품 개발이 두드러진데, 코골이 방지 기능이 있는 ‘스노어 스토퍼’ 등이 대표적이다. 보이로는 특히 미래 헬스케어 제품의 특징을 ‘네트워크’로 규정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폰 등와 연결돼 음성인식으로 조작하는 스마트 기기 수가 약 500억 개에 이를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했다.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 핏비트 역시 스마트폰 앱으로 수면 시간과 패턴, 운동과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는 다양한 신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 ‘중화권’ 기업의 유럽시장 약진

미리 보는 IFA의 또 다른 특징은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기업의 약진이다.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출하량 기준 세계 3위 TV업체인 중국 전자업체 TCL은 내년 11세대 65인치, 75인치 LCD TV를 선보이고 2020년 이후 퀀텀닷 TV를 출시해 유럽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폰 제조회사 화웨이 역시 올해 초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P20과 P20프로의 뛰어난 사진 기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전 세계 미디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메세 베를린의 한스 하이테커 IFA 담당 사장은 “인공지능(AI)같은 스마트 가전 영역에서는 아직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스마트 폰 등 모바일 산업을 살펴본다면 중국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거둔 성공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주요 스폰서로 가장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친 곳은 샤프다. ‘일본 태생’ 이지만 지난해 대만 기업 훙하이 그룹에 인수되면서 국적이 바뀌었다. 샤프는 이달 말부터 유럽에 초 고화질인 8K TV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샤프는 70인치 8K TV를 행사장에 전시했다. 샤프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70인치 8K TV를 중국에서 출시한 뒤 일본, 대만 등으로 시장을 넓혀왔다. 8K는 풀HD(1920×1080 픽셀)보다 16배, UHD(3840×2160 픽셀)보다 4배 더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초고해상도 TV다.

샤프의 샤샤 레인지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유럽 시장은 고해상도 대형 TV의 성장세가 뚜렷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직 8K TV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기술력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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