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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인들 성기능 떨어지면 병치레 잦고 노화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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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인들 성기능 떨어지면 병치레 잦고 노화 빨라져”

조건희기자 입력 2018-04-19 03:00수정 2018-04-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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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65세 이상 남성 조사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다. ‘숟가락 들 힘’으로 표현되는 발기(勃起) 자신감을 잃으면 노화가 급격히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와 장일영 전임의는 65세 이상 남성 458명(평균 나이 74.2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기 자신감’이 낮을수록 건강 상태나 기대 여명과 직결된 10여 개의 건강지표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복잡한 심혈관 및 비뇨기계 검사를 거치지 않더라도 성기능 자신감만으로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한 달 내에 성관계를 했다는 응답은 51.6%였다. 하지만 발기에 대한 자신감은 대체로 낮았다. 연구진이 ‘발기가 되고 유지되는 데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를 매우 높음(5점)∼매우 낮음(1점)으로 물은 결과 4, 5점을 선택한 ‘상’ 그룹은 44명(9.6%)이었다. ‘중(3점)’ 그룹은 114명(24.9%), ‘하(1, 2점)’ 그룹은 300명(65.5%)이었다.

발기 자신감은 다른 신체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와 관련성이 높았다. 발기 자신감이 낮은 ‘하’ 그룹 중 팔다리 근력이 부족한 ‘근감소증’을 앓는 비율은 39%였다. ‘상’ 그룹의 근감소증 유병률(14.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걷는 속도가 초속 0.6m 이하인 보행장애 환자의 비율도 ‘하’ 그룹은 35.7%인 반면 ‘상’ 그룹은 24.4%로 차이가 컸다. 앉았다 일어나는 속도 등으로 계산하는 ‘노인신체기능지수(SPPB)’도 ‘상’ 그룹이 더 높았다.

각종 신체 및 정신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2개 이상의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비율은 ‘하’ 그룹이 37.7%, ‘상’ 그룹이 24.4%였다. 평소에 복용하는 약의 평균 개수도 ‘하’ 그룹은 2.8개인 데 반해 ‘상’ 그룹은 1.7개였다. 치매 환자의 비율은 ‘하’와 ‘상’ 그룹이 각각 19.3%, 11.5%였다. 우울증 환자는 ‘상’ 그룹에선 1명도 없었지만 ‘하’ 그룹은 3.7%였다.

연구진은 이런 건강지표가 남은 수명과 직결된다고 예측했다. 같은 질환에 걸려도 노화의 정도에 따라 치료 성공률과 합병증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근감소증을 앓는 노인은 3년 내에 숨지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건강한 노인의 5.2배였다.

노년기 발기 부전은 심혈관계 노화를 미리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대뇌가 성적 자극을 받아 목과 음경 주변의 동맥이 넓어지고 성기가 팽창하는 게 발기인데, 전처럼 잘 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 발기 자신감이 떨어진 뒤 느끼게 되는 우울감과 초조함은 또 다른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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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상태지만 여전히 노년기 성생활을 화제에 올리는 게 금기시돼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65세 이상 383명을 조사한 결과 성 상담을 한 번이라도 받아봤다는 응답은 17명(4.4%)에 불과했다. ‘상담받을 곳을 모르거나 창피해서’라는 이유가 대다수였다. 장 전임의는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것이 아니라 주치의에게 말하고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성기능#노화#노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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