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의 박근혜, MB영장 듣고 별 반응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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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前 대통령 구속 수감]구속된 역대 전직 대통령들
전두환, 檢 소환 불응 ‘골목 성명’
노태우, 수감前 “국민께 정말 송구”

이명박 전 대통령(77) 구속 이전 노태우(86), 전두환 전 대통령(87)이 각각 1995년 11월과 12월 구속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은 지난해 3월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0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8시간 40분의 심문 과정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켜 오신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까, 새로운 도약을 이끌까 하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다음 날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박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10.6m² 크기의 독방에 들어가기 직전 한참 동안 선 채로 눈물을 쏟았다. 교도관들이 박 전 대통령을 설득해 방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요즘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구치소 독방에서 TV를 전혀 보지 않고 있지만 지지자들이 보낸 편지와 유영하 변호사(56·사법연수원 24기), 도태우 변호사(49·41기)와의 접견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과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또 남북, 북-미 정상회담 소식 등 큰 뉴스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중반부터 계속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오전에는 허리 디스크 통증을 진단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 정밀검진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박계동 전 민주당 의원(66)의 비자금 폭로로 재임 중에 비자금 5000억 원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했다. 대검 청사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을 지나가며 “한 말씀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두 번째 소환 조사한 다음 날인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기 직전 다시 포토라인에 섰다. “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이 모두 내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날 오후 7시 29분경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노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송구하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서 우리 후배들에게 물려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반란 및 내란 수괴 등의 혐의를 받았던 전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 2일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그 직후 고향인 경남 합천군 5촌 조카 집으로 내려갔지만 다음 날 새벽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구속영장이 집행됐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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