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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까지 소문난 코스-풍광… ‘찬란한 봄’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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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까지 소문난 코스-풍광… ‘찬란한 봄’을 달렸다

권기범 기자 , 이지운 기자 , 김자현 기자입력 2018-03-19 03:00수정 2018-03-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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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참가 러시… 특별한 사연들
특별한 봄마중 18일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 10km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 앞 골인지점을 향해 막판 질주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오직 동아마라톤을 위해!(Only for Dong-A Marathon!)”

18일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에는 대회 참가만을 목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 및 근로자들도 함께 달렸다. ‘러닝문화’에 익숙한 20, 30대들도 열정적으로 도심을 달렸다. 국내외 러너(runner)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18일 오전 7시를 전후해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패딩점퍼와 1회용 비닐점퍼를 입은 참가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영상 6∼7도로 쌀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피트니스 음악에 맞춰 흥겹게 몸을 풀었다.

○ “코스 좋다는 소문, 해외에도 나”


미국 애리조나에서 의사로 일하는 하리 케샤바 씨(36)는 나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직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미국에서는 풀코스를 두 번 완주했는데 해외 첫 경험으로 한국을 택했다. 바쁜 와중에 겨우 짬을 냈다”며 웃었다. 일본 도야마(富山)현에서 온 직장인 나오토 다치나미 씨(49)도 전날 낮 12시에 한국에 도착해 대회를 치르고는 바로 출국하는 빡빡한 일정을 택했다. 서울시립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녜화린 씨(32)는 중국에서 온 친구 10여 명과 단체로 참가했다. 녜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코스 경치가 좋다고 소문이 나서 매년 친구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쌀쌀한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슈퍼맨 복장을 한 싱가포르인 모하마드 라시드 씨(37)는 “이 옷을 입기 위해 더운 싱가포르를 떠나 한국으로 날아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10km 구간(서울챌린지10K) 1위는 태국에서 온 와리피툭 샌동 씨(40)가 차지했다. 인천의 알루미늄 도금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인 샌동 씨는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다 내친김에 참가했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와리피툭 씨는 한국말로 “좋은 날이다. 아내와 아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한 봄마중 ① 배종훈 씨(왼쪽)와 아들 재국 씨가 광화문광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② 토끼 머리띠를 착용한 여성 참가자가 음악을 들으며 결승점을 향해 뛰고 있다. ③ 딸을 품에 안았지만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는 10km 참가자. 김자현·김경제·양회성 기자

○ 휠체어 탄 자식들과 함께 골인

국내 참가자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봄바람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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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연 씨(42·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다는 딸 임희주 양(13)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섰다. 임 양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아버지를 보면서 뛰어다니는 몸짓을 하곤 했다. 조 씨는 전동휠체어에 딸을 태우고 10km를 뛰었다. 기록은 1시간 44분. 남들보다 많이 늦었지만 조 씨는 “희주가 이렇게 밝은 표정을 짓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2년 전 백제공주마라톤에서 주목받았던 배종훈 씨(52)도 휠체어에 아들 재국 씨(22)를 태우고 또 한 번 대회에 참가했다. 이들 부자는 ‘서브 포(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하면서 21번째 완주를 기록했다. 배 씨는 “이번 평창 패럴림픽을 보면서 아예 움직일 수 없는 아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지난겨울 아들이 많이 아팠는데 잘 견뎌줘 고맙다”고 했다.

평소라면 긴장하며 행사장 경비에 나섰을 경찰 등도 가벼운 마음으로 도로를 질주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29명이 제복 대신 단체 티셔츠를 입고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박수를 받으며 뛰었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공연에서 한국무용을 안무한 김혜림 감독과 함께 일한 조재혁 조감독, 무용수 등 10명도 서울챌린지10K 부문에 참가했다. 대회에 세 번째 참가하는 조 조감독이 제안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동고동락한 동료끼리 달리며 결속을 다질 수 있어 좋았다. 내년 대회에서는 무용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완주를 축하했다. 동호회 회원들에게 직접 만든 월계관을 일일이 씌워주는 사람도 있었다. 코스마다 러너들을 이끈 ‘페이스메이커’와 자원봉사자도 대회를 빛냈다.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 문선희 씨는 “시각장애인들도 스포츠의 희열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마라톤 저변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러너들에게선 ‘나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환희가 엿보였다.

권기범 kaki@donga.com·이지운·김자현 기자
#2018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9회 동아마라톤#러닝문화#외국인 참가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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