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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전화가 왔다 “공사 합격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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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전화가 왔다 “공사 합격 축하합니다”

최혜령 기자 입력 2018-03-14 03:00수정 2018-03-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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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公, 채용비리 피해 8명 구제
2015∼16년 신입사원 공채때
면접점수 조작 탈락한 12명중 입사포기 4명外 하반기 채용키로
他기관도 수사 결과따라 구제될듯
3년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공채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A 씨는 최근 공사에서 ‘추가 채용 기회가 있는데 입사하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채용 비리가 적발된 공공기관이 탈락자를 구제한다는 뉴스를 봤지만 자신이 당사자가 될 줄 몰랐다. 나흘을 고민한 끝에 A 씨는 뒤늦은 입사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채용 비리가 적발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불공정한 입사 절차 때문에 탈락한 피해자 8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이 피해자 구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스안전공사는 2015, 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면접점수가 조작돼 억울하게 탈락한 12명 중 입사 희망자 8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공채에서 뽑힐 신입사원 77명과 함께 하반기 입사할 예정이다. 공사는 이들이 뒤늦게 채용된 사실이 조직 내에 알려지지 않도록 다른 신입사원과 같은 기준으로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다.

구제 사실을 통보받은 취업 준비생들은 대체로 바로 기뻐하기보다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2, 3년의 시간이 흐른 데다 이미 다른 직장을 구한 사람도 있었다”며 “대부분 며칠 고민 끝에 입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나머지 피해자 4명은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등 개인적 사정 때문에 입사를 포기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은 올 1월 면접순위를 조작해 직원을 뽑은 혐의(업무방해 등)로 구속 기소된 박기동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과 2016년 공채 당시 인사담당자 5명과 공모해 여성 응시자 7명을 불합격시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가스안전공사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다른 기관보다 일찍 확정된 덕에 피해자 채용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검찰 공소장과 판결문에 피해자로 명시돼 피해 사실을 따로 증명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올 1월 기획재정부 등 18개 관계부처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특별점검 결과 1190개 공공기관과 유관단체 중 약 80%인 946곳, 4788건을 적발했다. 이 중 83건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정부는 채용 비리로 인한 피해자는 원칙적으로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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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비리로 불이익을 당한 피해자는 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정모 전 원장과 최모 전 경영지원실 팀원이 구속 기소된 상태다. 대한석탄공사는 권혁수 전 사장과 백창현 현 사장이 모두 불구속 기소됐다.


가스안전공사의 전례를 보면 다른 기관들도 빠르면 3, 4개월 뒤부터 피해자 구제에 나설 수 있지만 예단하기는 어렵다. 수사나 재판이 끝나 피해 당사자가 확정돼야 공공기관이 추가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기관에 따라서는 채용 비리에 따른 부정 합격자를 확인하고도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채용 관련 서류를 보관하는 기간도 3년, 5년 등으로 달라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기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관들은 피해자라는 입증 자료 없이 추가 채용을 하면 공정성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져 재수사가 진행 중인 강원랜드는 추가 채용 시기를 기관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아직 피해자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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