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남성을 이길 수 있는 무술’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5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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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전국 여성 주짓수 동호인 130여 명이 참가한 대회는 국내 유일 주짓수 여성 블랙밸트 이희진 관장 등 전국에 단 3명뿐인 여성 관장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주짓수협회(KWJA)가 주최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전국 여성 주짓수 동호인 130여 명이 참가한 대회는 국내 유일 주짓수 여성 블랙밸트 이희진 관장 등 전국에 단 3명뿐인 여성 관장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주짓수협회(KWJA)가 주최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한 선수가 암바(팔 관절을 꺾는 기술) 승을 거두고 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한 선수가 암바(팔 관절을 꺾는 기술) 승을 거두고 있다.
‘여성이 남성을 이기는 유일한 무술 주짓수’ 그 첫 번째 한국 여성 챔피언은 누가?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이 열렸다. 유명 연예인들이 도복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이 TV에 자주 보이고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국내 주짓수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여성 수련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도복 입은 여성들의 모습을 마주할 기회는 흔치 않다. 때문에 이날 전국의 실력 있는 130여 명의 주짓떼라(주짓수를 수련하는 여성)들이 한 곳에 모인다는 소식은 주짓수인들을 설레게 했다.




대회를 주최한 건 국내 유일 주짓수 여성 블랙밸트 이희진 관장(퀸오브주짓수) 등 전국에 단 3명뿐인 여성 관장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주짓수협회(KWJA). 이들이 말하는 주짓수의 매력과 열정을 들어봤다.

Q.주짓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희진 관장:10여 년 전 합기도와 태권도를 함께 수련했지만 스탠딩 상황에서 남성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라운드 상황에서는 더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우연히 다른 합기도 체육관에서 주짓수를 가르치는 걸 보고 그라운드 기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Q.주짓수 수련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이윤자 관장(퍼플밸트·갈마주짓수): 주짓수의 매력을 표현하는 말들이 많지만, 아마 이 말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아요. “주짓수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주짓수라는 운동은 확실히 재미있어요. 격해보여도 그 안에서는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도 보호하는 존중이 존재하죠. 그 매력을 아는 분들이 많아진 게 아닐까요?

A.이은미 관장(브라운밸트·금호주짓수): 연예인 수련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노출이 자주 되면서 사람들이 호기심과 관심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여자 연예인의 운동 모습과 도복 맵시 등이 화제가 되면서 여성 회원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Q.여성 관장으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A.이희진 관장: 아무래도 스킨십이 많은 운동이다 보니 처음 시작하는 여성들은 남자들을 상대하는 걸 불편해할 수 있지만, 같은 여성 관장이다 보니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에 비해 신체적인 조건이 약하다보니 스파링 시 기술의 디테일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A.이은미 관장: 아직 국내 여성 주짓수 수련인구가 적어서 발전 속도가 더딥니다. 미국처럼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를 배워 대회도 많이 열리고 여성들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익혔으면 좋겠습니다.

Q.대회를 주최하게 된 계기와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이희진 관장: 저는 10여 년을 남자들과만 수련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얼마나 잘하는지 가늠해 볼 기회가 없었고, 잘한다고 인정을 받으면서도 여자 수련 인구가 없다보니 큰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자들만 집중될 수 있는 시합을 꼭 열고 싶었어요. 남자들의 경기력에 비하면 여자들끼리의 시합이 박진감이 덜 할 수도 있겠지만,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이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준비 하면서 힘든 점은…… 처음이라는 거!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한 선수가 암바(팔 관절을 꺾는 기술) 승을 거두고 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한 선수가 암바(팔 관절을 꺾는 기술) 승을 거두고 있다.


Q.정말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무술 맞나요?
A.이희진 관장: 제가 15년 동안 수련해오면서 남자들을 이긴 경험이 있지만 모든 남자를 이기진 못합니다. 그런데 이긴 적이 훨씬 많긴 해요.^^

이날 대회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참가자 수를 압도했다. 여성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시작 3초 만에 암바(팔 관절을 꺾는 기술)승을 거두는 참가자가 나오는 등 남성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고등부 화이트밸트 -54kg 체급 우승을 한 정민아(18·오산 본주짓수) 양은 “여성들끼리 모여서 하는 대회라 그런지 긴장이 덜 돼 편하게 경기 한 것 같다. 참가한 여성들의 실력에 서로 놀라 여기 모인 사람 모두 즐거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전국 여성 주짓수 동호인 130여 명이 참가한 대회는 국내 유일 주짓수 여성 블랙밸트 이희진 관장 등 전국에 단 3명뿐인 여성 관장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주짓수협회(KWJA)가 주최했다.
25일 경기 부천시 성오로 덕산중학교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여성 주짓수 대회 ‘코리아 우먼 주짓수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전국 여성 주짓수 동호인 130여 명이 참가한 대회는 국내 유일 주짓수 여성 블랙밸트 이희진 관장 등 전국에 단 3명뿐인 여성 관장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성주짓수협회(KWJA)가 주최했다.

주짓수는 2018년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됐지만 대한체육회에 가입된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표선수 파견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정 종목 단체가 대한체육회에 가입되기 위해서는 신청 단체가 해당 종목의 전국 유일의 단체라는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체육회가 인정하고 있는 가입 신청단체는 대한주짓수회, 대한주짓수협회, 한국브라질리언주짓수연합회 세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짓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단체들의 통합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부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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