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사각지대 놓인 간호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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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절벽 내모는 ‘태움 문화’]병원내 자살예방 등 전담시설 거의 없어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의 자살이 간호사들 사이의 고질적 악습인 ‘태움 문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간호사를 비롯해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심리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의료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살 예방 등 심리지원 사업은 한 건도 없다. 의료인의 자살 실태를 파악한 자료도 전무하다. 경제·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사회적 통념에 따라 지위가 높다고 여겨지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별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의료인은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 인식되는 점도 심리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유다. 전명숙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외국에도 의료인에게 초점을 둔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자체 상담소를 운영하는 병원도 찾아보기 힘들다. 의료인을 위해 병원 내에 심리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를 설치한 곳은 서울대병원 등 극소수의 대형병원뿐이다. 이나미 서울대병원 인권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지속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마음을 동료를 향한 폭언이나 폭행으로 풀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인 심리지원과 함께 의료계의 저비용 고강도 근로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
#심리상담#병원#간호사#자살예방#언어폭력#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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