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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안전] “빨리 오라” 흥분은 금물…’골든 타임’ 아끼는 119 신고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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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안전] “빨리 오라” 흥분은 금물…’골든 타임’ 아끼는 119 신고요령

구특교기자 , 정현우기자 입력 2018-02-14 17:21수정 2018-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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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 헤드셋을 끼고 대기 중이던 119상황접수요원 유정춘 소방장(44)에게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 죽고 싶다”는 A 씨(61)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니터에 서울 구로구의 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0m의 원이 표시됐다.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유 소방장이 “침착하세요. 조금 더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세요”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A 씨는 계속 다른 말을 이어갔다. 일단 유 소방장은 관할 지역의 소방대원에게 출동 지령을 내렸다. 그리고 관련 기관에 정확한 위치정보 파악을 요청했다. 그는 “60초 이내 출동 지령을 내리는 게 목표인데 정확한 주소 파악이 어려워 늦어졌다. 통신 기지국 위치 정보는 50~100m 오차가 있어 정확한 주소를 확인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12일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에서 본보 구특교 기자가 119 상황접수요원과 함께 신고전화를 청취하고 있다. 119 신고 때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면 ‘골든 타임’을 아끼는데 도움이 된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누구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119에 신고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신고전화를 걸면 대부분 당황한다. 그때 몇 가지 신고요령을 알아두면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골든타임을 아낄 수 있다.

119신고의 핵심은 ‘발생 주소’와 ‘사고 정보’다.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는 게 가장 좋다. 모른다면 주변 큰 건물의 명칭이나 상가 건물에 적힌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상황인지, 건물 용도와 층수, 상주 인원 같은 정보도 중요하다. 해당 상황에 가장 적합한 인력과 장비가 출동할 수 있다. 양천소방서 이예지 소방교(30·여)는 “‘불이 났으니 빨리 오라’는 내용보다 ‘A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10여 명이 연기를 마시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 말은 간단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처음 겪는 상황에선 누구나 당황한다. 그래서 상황접수요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빨리 오라”고만 소리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속사포’식으로 말하면 신고 내용을 알아듣기 어렵다.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섞어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유 소방장은 “신고자가 너무 흥분한 경우 큰 소리를 쳐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당황스러워도 심호흡을 하고 최대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신고 전화가 끝이 아니다. 대원들은 현장으로 출동하며 신고자와 다시 한 번 통화한다. 신고 후 변동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도착 즉시 정확한 진압 및 구조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고자 중에는 “왜 빨리 안 오고 반복해서 물어보냐”고 화를 내며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양천소방서 구급대원 윤영진 소방교(33)는 “최초 신고 후 가족 등 지인과 통화하느라 소방대원 연결이 어려울 때가 많다. 계속 통화 상태를 유지해야 빠른 시간 내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이 자유로운 사람이 있다면 현장 근처의 도로 쪽으로 나와 출동대원에게 정확한 위치를 안내하면 좋다. 이는 주택 밀집 지역에서 특히 중요하다. 13일 오전 본보 기자가 양천소방서 소방대원과 함께 응급환자 신고가 접수된 한 빌라로 이동했다. 적정시간에 도착했지만 빌라 내 출입구가 여러 곳이라 일부 시간이 지체됐다. 고명관 소방사(29)는 “환자 가족이나 이웃이 빌라 앞에서 안내했다면 시간이 조금 단축됐을 것이다. 심정지 환자나 화재 발생 상황이라면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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