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른미래당, ‘합리적 중도’ 안되면 선거용 정당 전락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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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의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원내 30석이지만 마음은 민주평화당에 가 있는 비례대표 3석을 빼면 사실상 27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출신의 탈당파가 주도한 신당은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의 결합이라는 정치실험에 나섰다. 지역주의 극복과 합리적 중도의 표방은 극단적인 진보와 보수가 적대적인 공생을 하는 양극(兩極) 정치가 위력을 발휘하는 한국 정치현실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청와대만 바라보는 집권여당과 무능력한 제1야당은 정치와 국정의 위기만 심화시키고 있다. 신당 출범 이전부터 일부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에 대한 지지율이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을 앞선 것은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과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기대를 보여준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어제 출범대회에서 지역주의 극복, 미래지향적 개혁과 국민통합 등을 신당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렇지만 두 당은 합당 직전까지도 노선을 두고 이견을 표출하다 결국 보수 중도 진보 등 이념적 표현을 강령에서 모두 빼는 것으로 논란을 봉합했다. 통합을 이끈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공동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바른미래당이 하루빨리 중도의 가치 아래 정책과 노선에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새로운 중도 정당에 희망을 거는 민심도 냉정하게 돌아설 것이다.

이념과 지역 편향에서 벗어난 합리적 중도 야당으로 국민의 지지를 넓히려면 무엇보다 유능한 정책 정당의 면모부터 갖춰야 한다. 분열된 정치 현실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지방선거용 급조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시작으로 세 번째 실험에 나선 안 전 대표와 친박에 맞서 결기를 보였던 유 공동대표는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중도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양극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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