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년간 사지마비 사기… 밤에 화장실 가다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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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女, 보험금 3억 가로채… 사주한 어머니-남자친구도 입건

보험금을 노리고 10년간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한 30대 여성과 이를 사주한 어머니, 사기행각을 도운 여성의 남자친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A 씨(36·여)와 어머니 B 씨(65·보험설계사)를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A 씨 남자친구 C 씨(33)는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2007년 4월 승용차를 타고 가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 내부에 구멍이 생겨 신경을 손상시키는 척수공동증 진단을 받았다. B 씨는 딸에게 사지마비(장애 1급) 환자 행세를 시키고 이를 이용해 후유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 10년간 병원 14곳을 옮겨 다니며 4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억 원을 타냈다.

그러나 한 생명보험사와 자동차보험사는 “교통사고와 척수공동증, 사지마비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모녀는 두 보험사를 상대로 21억 원에 이르는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보험사로부터 11억 원을 받으라는 일부 승소 판결까지 얻었다.

모녀의 행각은 지난해 5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심야에 화장실에 가는 A 씨를 같은 병실 다른 환자가 목격하며 탄로 났다. 이 환자는 “귀신이라도 본 줄 알았다”고 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와 A 씨 휴대전화에는 A 씨가 다리를 들어 자동문 개폐기를 조작하거나 그네를 타는 등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쓰는 영상이 담겨 있었다. B 씨는 경찰에서 “맘고생이 컸다. 차라리 속 시원하다”고 말했다.

의정부=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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