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매출 0.2% 줄때 인건비 2% 늘어… “국내 車업계 노동생산성, 임금상승 못따라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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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매출 100억 이상 2016년 분석
日 도요타 인건비 비중 7.8%, 현대차 15%… 경쟁력에 영향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매출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인건비는 더 큰 규모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기업데이터센터인 한국CXO연구소는 2016년 기준 매출 100억 원 이상인 국내 자동차 기업 1081곳의 인건비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이 전년 대비 0.2% 내려갈 때 인건비는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액수로는 2016년 연매출이 전년 대비 4462억 원 줄어들 때 인건비는 4681억 원 올랐다.

연구소는 금융감독원 기준 자동차 업종으로 분류된 1300개 기업 중 2016년 매출이 100억 원 넘은 1081개 기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기업들은 매출이 줄어도 인건비가 올라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도 올랐다. 인건비 비중은 2015년 9.3%에서 2016년 9.5%로 0.2%포인트 올랐다. 연구소는 인건비 비중이 오른 이유로 피고용인 수와 1인당 임금이 모두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6년 1081개 기업이 평균 8명을 추가로 고용했고, 1인당 보수는 55만 원 늘었다.

1081개 기업 중 매출이 1조 원 이상인 기업은 20곳이었다. 이 기업들의 인건비는 2016년 조사 대상 총 인건비(23조5193억 원) 중 60.8%로 절반이 넘었다. 매출 1조 원이 넘는 20곳 중 인건비 비중 1위는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자동차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 상승세는 가팔랐다. 2011년 11.9%였지만 2016년 15.2%까지 올라갔다. 그룹 계열 회사인 기아자동차(10.3%) 현대모비스(3.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밝힌 국내 5대 완성차 인건비 비중 평균은 12.2%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현대차가 인건비 경쟁력을 가지려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업계 평균인 12∼13%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완성차 평균 인건비 비중 12∼13%대도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해 왔다. 도요타(7.8%) 폴크스바겐(9.5%) 등 해외 경쟁 업체에 비해 인건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임금 상승을 노동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고 했다.

오 소장은 “매출은 주는데 인건비가 늘면 기업들이 지금보다 세분된 설비 자동화 시스템을 더 빨리 도입할 수 있다”며 “인건비 증가가 결국 고용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자동차업계#인건비#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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