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백악관 수천 명, 북한 공격 따른 한반도 재앙 우려…전쟁 막을 내부자 고발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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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反戰 기폭제’ 엘스버그, 개인정보 수집 폭로 스노든과 대담


“용기는 전염된다.”

리처드 닉슨 미국 행정부를 발칵 뒤집었던 국방부 극비문서 ‘펜타곤 페이퍼’의 내부 고발자 대니얼 엘스버그 군사분석 전문가는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대담에서 폭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며 ‘베트남전은 잘못됐다. 참전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가 감옥에 가는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수도 있는 그 일(폭로)을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1년 미 정부가 베트남전 개입을 위해 무력충돌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펜타곤 페이퍼’를 뉴욕타임스(NYT)에 유출해 반전 여론을 확산시켰다.

가디언은 이날 ‘세기의 내부 고발자’로 꼽히는 엘스버그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과 2시간에 걸쳐 진행한 온라인 대담 내용을 전했다. 스노든은 2013년 NSA의 도청 및 사찰, 개인정보 수집 등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로 현재 망명지인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

스노든은 폭로 동기에 대한 엘스버그의 답에 크게 공감하면서 “내부고발에는 일종의 정의감, 심지어 독선도 필요하다”며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폭로) 하지마’라고 말하지만 ‘폭로할 책임이 있어’라고 설득하는 목소리는 조금씩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로할 때 희망의 원천은 폭로가 잘못을 어떻게든 바로잡을 것이란 믿음”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내부고발의 가치도 논했다. 엘스버그는 “북한과의 전쟁을 막는 데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자유나 생명을 바칠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물론이다’라고 말하겠다. 목숨 걸 가치가 있는 일이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그는 “펜타곤이나 백악관에는 북한을 공격하는 일이 재앙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이 수천 명이다. NYT나 가디언이 보도해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알려도 된다”고 말했다. 스노든도 “엘스버그 때와는 다르게 나는 네트워크 전반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손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며 잠재적 내부고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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