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공약 내걸었던 佛올랑드, 임기말 실업률 치솟자 고작 9센트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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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도 최저임금 딜레마
선거 때마다 후보들 단골 공약… 푸틴 “400만명 월급 더 받게 할것”

“5월 1일부터 최저임금을 올려 노동자 400만 명이 월급을 더 받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북서쪽 트베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든 사람은 최소한 최저생활 수준보다 더 많은 돈을 벌 필요가 있다”며 최저임금제 인상을 약속했다.

러시아의 최저임금은 월 9489루블(약 17만8400원)로 최저생계비 1만1163루블(약 20만9900원)보다 낮다. 하지만 문제는 최저임금을 인상할 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유가 하락과 서방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양극화를 줄이고 소비를 진작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기업들이 수용하기 힘든 정도로 올리면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최저임금의 딜레마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고민이다.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선되자마자 두 달 만에 최저임금을 2% 인상했다. 물가상승률(1.4%)보다는 높은 인상이었지만 5% 이상 인상을 요구했던 노조들은 “그 정도가 무슨 대폭 인상이냐”며 반발했다. 그러나 당시 중소기업들은 “급격한 인상”이라며 반발했고, 이후 올랑드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매년 점점 낮아졌다. 임기 말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10%를 웃돌게 되자 올랑드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지난해 1월 최저임금을 시간당 9.76유로로 전년 대비 9센트(약 118원) 올리는 바람에 공약이 무색해졌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은 저소득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매력적인 수단이지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적용 가능한 약속이냐는 것이다. 올해 6월 선거를 앞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캐슬린 윈 주지사는 올해 1월부터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21% 올린 14달러로, 내년 1월에는 15달러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최저임금을 올리면 5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특히 청년들과 이민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최저임금#실업률#선거#공약#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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