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급감에 전문대 첫 자진 폐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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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래대 재정난 못견뎌 문닫아

국내 전문대 가운데 처음으로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자진해 학교 문을 닫은 사례가 나왔다.

교육부는 12일 “학교법인 애광학원이 신청한 대구미래대 폐지를 인가했다”고 밝혔다. 대구미래대를 운영하는 애광학원은 지난해 6월 “신입생 부족으로 재정난이 심각해 더 이상 대학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교육부에 폐교 인가를 신청했다. 교육부가 승인하면서 대구미래대는 올해 2월 28일자로 대학 문을 닫는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대구미래대는 1998년 설립자 유족이 관선이사 체제에서 학교 운영권을 되찾기 위해 교육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줬다가 구속되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선 가장 낮은 E등급을 받았다. 2016년에는 E등급 대학 중에서도 상태가 심각해 상시 컨설팅 대상 대학으로 지정됐다.

학교 운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대구미래대의 신입생 충원율은 지난해 34.8%까지 떨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입생 충원율이 30%대라는 건 학교의 등록금 수입이 3분의 1로 줄었다는 뜻”이라며 “이런 수준으로는 최소한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재원 마련조차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구절벽’ 여파가 대학가로 본격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전문대 진학 추세가 앞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2002년 이후 출생한 ‘저출산 세대’가 2년제 전문대의 2개 학년을 모두 채우는 2022년에는 전문대가 95개만 필요하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때 현재 137개에 이르는 국내 전문대 가운데 42곳이 4년 뒤 없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 교수는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에는 전문대 진학 인구가 약 14% 축소될 것”이라며 “2020년부터 생존기로에 놓이는 전문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학교의 자진 폐교로 갈 곳을 잃게 된 대구미래대 재학생 및 휴학생 264명은 규정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내 동일·유사학과에 특별 편입학할 예정이다. 만약 동일·유사학과가 없다면 인접 시도로 편입학 지역 범위가 확대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대구미래대#재정난#폐교#신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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