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사, 집안-출신 좋은 노련한 부사관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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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병사 JSA 귀순]JSA 급식 등 좋아 ‘인기 근무지’
경계 느슨한 낮시간 골라 지프 돌진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우리 측에 넘어온 북한군 병사는 ‘엘리트 부사관(하사관)’으로 추정된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당일 “하전사 복장으로 넘어왔다”는 해당 병사는 일반병이 아닌 부사관일 가능성이 크다. ‘하전사’는 북한에서 부사관과 일반 병사 계급을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특수 업무를 띠는 JSA에 북한은 주로 부사관을 배치하고 있다.

군 당국은 해당 병사가 20대라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17세에 신체검사를 받고 입대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수년간의 복무 경험이 있는 노련한 병사일 가능성이 있다.


JSA는 북한 내에서 인기가 높은 근무지이다. 남측과 인접해 주체사상이 이완되기 쉬운 까닭에 급식과 의복 등의 처우가 좋기 때문이다. 이에 비교적 좋은 출신이나 집안의 자제들이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병사가 왜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었을까 하는 의문은 남지만 적어도 그가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했을 정황은 크다. 그는 총기를 휴대하지 않고 월남했다. 북한에서도 근무 중일 때만 총기를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3시경의 낮 시간을 택한 것은 경계가 느슨한 시간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밤에는 북한군의 경비가 강화된다.

그는 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MDL)으로 돌진했다. JSA 내에서 북한군이 지프를 운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한 관계자는 “짧지 않은 거리를 지프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가 장기간 차도가 없거나 혹 사망한다면 새 남북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북측의 가족을 동원해 인도적 차원의 귀환을 요구할 경우 우리가 거부할 명분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행위’ 자체를 귀순 의사 표현으로 봐야 할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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