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장기기증 하라면서…’ 두 번 우는 유가족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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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기기증 하라면서…’ 두 번 우는 유가족들

#2. #3. #4.
지난 7월, 울산으로 물놀이를 떠났던 4살 A군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가족의 피서는 한순간에 비극이 됐습니다.
A군은 병원에서 보름이 넘게 깨어나지 못했고 부모는 장기기증을 선택했습니다.
어린 아들은 그렇게 네 사람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장기 적출이 끝난 뒤 부모는 너무도 허탈했습니다.

“(수술실) 거기서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하면 거기서 끝. 차 밑에까지 같이 동행해 준다거나 그런 것도 없어요.” (A군 어머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아이의 마지막 길에 병원은 냉정했습니다.

장기 기증을 한 울산에서 장례식이 열린 충남 당진까지 A군 부모는 65만 원을 들여 직접 사설 구급차를 이용했습니다.
“하얀 천으로 쌓인 애를 옆에 두고, 애가 다 식어 가지고 엄청 차갑고…. 그렇게 꼭 굳이 부모한테 그렇게 데리고 가라고 해야만 했는지….” (A군 어머니)
자정이 넘은 새벽, 구급차에 아들의 시신을 싣고 가는 동안 위로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5.
장기기증자 유가족들은 심리적 후유증을 겪기도 합니다.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아버지의 장기를 기증한 김 씨 가족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치료까지 받고 있지만 김 씨를 도와주는 곳은 없습니다.
“2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버지 장기 기증을 안 할 것 같아요.”(김모 씨 / 장기기증 유가족)

#6. #7.
전국에서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병원은 79곳. 이중 49곳만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협약을 맺은 병원들은 기증원이 장례식장 동행, 사회복지사 방문상담 등 유족들을 세밀하게 관리하지만 나머지 30개 병원은 관리기준이 없거나 제각각입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을 맺지 않은 일부 대형병원들은 기증원 매뉴얼이 아닌 자체 운영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이) 역사가 더 오래됐고, 경험이 더 많습니다. 모든 인력이나 시설이 완비된 상황이거든요. 굳이 협약 안 해도 뇌사자 관리에 지장이 없거든요.”(B병원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비협약)

#8.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3만286명. 장기이식 평균 대기기간은 1185일로 3년이 넘습니다.
인구 100만 명당 장기 기증율도 9.96명으로 미국 28.5명, 이탈리아 22.5명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9.
생명을 나누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선 국민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합니다.
더불어 어렵게 장기기증을 결정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는 일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2017. 11. 14 (화)
동아일보 디지털통합뉴스센터
원본| 채널A 최주현 기자
사진 출처 | 채널A 더깊은뉴스
기획·제작| 김아연 기자·이지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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