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빙속, 대세는 일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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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월드컵 금8개 중 6개 휩쓸어… 남자선수들과 훈련 체력 좋아져
20대 초반 선수들까지 급성장

“예상했던 결과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1차 월드컵 우승을 휩쓴 일본 여자대표팀을 향한 평가다. 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에서 일본 여자대표팀은 전체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쓸어 담았다.

이상화(28)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1)가 500m 1, 2차 레이스에 이어 1000m까지 3관왕에 올랐다. 다카기 미호(23)는 1500m 최정상에 섰다. 일본은 팀 추월에서 세계신기록인 2분55초77로 골인해 우승했고, 매스스타트에서도 사토 아야노(21)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뒤집기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의 약진에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 네덜란드조차 여자 종목에서 금메달 하나(3000m·안투아네터 더용)에 그치며 안방에서 체면을 구겼다. 일본이 우승한 종목은 모두 올림픽 종목이다.

제갈성렬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일본 대표팀이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되던 체력 훈련을 강화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남자 선수와 비슷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스피드와 지구력을 선보였다. 치밀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훈련 성과를 실전에서 확인하면서 팀 전체가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500m 2차 레이스 우승 뒤 고다이라가 “여름 기간 남자 선수들과 훈련을 한 것이 스피드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본 대표팀이 네덜란드 코치진을 영입한 것도 기량 향상으로 연결됐다. 제갈성렬 위원은 “일본빙상연맹이 네덜란드 코치들에게 훈련시스템을 전적으로 위임해 문화적 차이 등 잠재적인 불안요소들이 줄어들었다.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남자 500m 사카모토 에이키치(23)도 1차 레이스 도중 넘어져 경기를 마치지 못했지만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다이라 등 베테랑 외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500m, 매스스타트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으로선 일본의 상승세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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