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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승계 자체도 청탁 대상이란 거냐” 이재용 재판부 특검에 구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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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승계 자체도 청탁 대상이란 거냐” 이재용 재판부 특검에 구별 요구

뉴스1입력 2017-10-21 08:05수정 2017-10-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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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특검, 경영권 승계와 경영권 승계작업 혼용”
삼성 “지배력 의미에서 승계는 종료…청탁유인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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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재판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경영권 승계와 승계작업을 혼용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지적하며 명확히 구별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 자체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라는 것인지 개념을 분명히 구별하라는 것이다.

경영권 승계의 의미는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 수준의 지분과 지배력을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검이 만든 ‘승계작업’이란 용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이나 지분 확보 등 각종 인위적인 활동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2차공판을 마무리하면서 “가능하면 다음기일 전까지 승계작업 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도 청탁의 대상이라는 것인지 아닌지, 특검이 청탁 대상이라고 본 경영권 승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서 제출해달라”고 특검 측에 요청했다.

정 부장판사는 “특검이 공소장에서 ‘승계작업’이라는 문구를 쓰면서 그 정의를 내려놨는데 항소이유서나 의견서 등에 보면 승계작업 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경영권 승계’를 부탁했으며 청탁대상에도 포함되는 것처럼 쓰고 있다”며 “그래서 재판부가 볼 때 ‘승계작업’ 외에 ‘경영권 승계’도 청탁의 대상이라는 취지인지 밝히고 그러한 해석의 근거는 무엇이며 경영권 승계를 (특검이)어떻게 보는 것인지도 구체화해 적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어적 의미를 명확히 해야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을 내릴 때 그 부분을 포함해서 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잇는 경영권 승계가 왜 대통령에게 청탁해야 하는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승계를 위해 정부에 청탁이 필요한 ‘승계작업’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특검이 만들어낸 ‘가공의 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미 충분한 지분을 확보, 승계가 완성됐으며 회장 취임만이 남았기에 특검이 말하는 ‘승계작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이루기 위해 대통령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며 또 시급하게 필요로 했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따로 ‘승계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검이 ‘경영권 승계’도 대통령에 대한 청탁대상이었다는 주장을 계속할 경우, 향후 재판에서는 ‘경영권 승계’의 의미와 실체, 그리고 ‘경영권 승계’에 과연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다퉈야 한다.

이를 두고 특검과 삼성 측의 주장은 완전히 엇갈린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승계작업’에 대해 이재용의 핵심현안이라고 정의 내렸다. 또한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계열사들에 대해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뜻한다고 명시했다.


이 부회장 측은 경영권 승계와 승계작업을 구분해야 하며, 이미 필요한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한 이 부회장이 승계를 받으면 되는 것으로 정부 도움 필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승계작업은 실체가 없는 가공의 ‘프레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부친의 회장직을 이어받는 ‘승계’는 앞으로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고 회장에 취임하면 되는 일이며 대통령의 은밀한 도움이 필요한 인위적인 ‘승계작업’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승계와 승계작업을 구분해야 한다”며 “이미 필요한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한 이 부회장이 승계를 받으면 되는 것이고 상속세는 지분 일부를 처분해서 납부하면 되는 일로 특검 주장대로 시급할 것도 없고 이로 인한 지분문제가 발생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속세는 5년간 분할납부 하면 되기 때문에 따로 승계작업이라는 것이 필요하지도 않고 또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가능하지도 않다”며 “원심은 간접사실들로만 승계작업이 필요하다는 추론을 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는 ‘삼성물산 합병무효사건’에 대한 판결문에서 “특정인의 기업지배력 강화가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은 절차상 문제가 없고, 그로 인해 국민연금이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합병의 목적이나 비율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합병 무렵 옛 삼성물산의 경영 상황에 비춰볼 때 합병이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손해만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합병을 할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합병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정인의 기업 지배력 강화가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며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이 안정돼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은 이 부회장이 1심 재판에서 가장 억울함을 호소했던 부분이다. 그는 지난 8월 1심 최후진술에서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면서 욕심냈다는 것은 너무 심한 오해”라며 눈물을 보였다. 적어도 민사 재판에선 이 부분에 대한 이 부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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