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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차 귀족노조 향한 前 노조위원장의 참회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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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차 귀족노조 향한 前 노조위원장의 참회와 경고

동아일보입력 2017-10-20 00:00수정 2017-10-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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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2대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상범 기술주임이 최근 노조게시판과 블로그에 “연산 20만 대 규모인 러시아 공장이 4년 8개월 만에 100만 대를 만든 놀라운 생산성은 생산라인 속도와 인력 배치가 유연하기 때문”이며 “신차 개발과 설비까지 마련해 놓고도 노조 동의를 받지 못해 제때 생산하지 못하는 국내 현실과 비교됐다”는 내용의 ‘2015년 해외공장 견학보고서’를 올렸다.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그는 “현대차 노조는 국내공장이 해외공장에 비해 더 낫다고 내세울 게 있느냐”며 “내가 경영진이라도 해외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내 양심의 소리요, 참회의 글”이라고 밝힌 보고서에는 현대차를 위시한 노동계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독일 금속노조가 회사와 합의해 인사평가를 하고, 직무와 숙련도별로 차등 임금을 적용하는 점도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대다수 동료들조차 함께 일하기를 꺼릴 정도로 문제가 있어도 인사와 급여에서 어떤 차등도 둘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지난달 저성과자 해고를 포함한 ‘양대 노동지침’을 폐기해 노동시장 경직을 가중시키는 와중에 나온 노동계의 쓴소리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인도에 밀려 톱5 지위를 내줬다. 올 상반기에는 생산량이 더 줄어 2010년 이후 최저다. 물론 차가 덜 팔렸기 때문이지만, 국내 생산이 줄어든 것은 낮은 생산성과 잦은 파업도 원인이다. 차 1대를 만드는 데 현대차 울산공장은 26.8시간,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14.7시간이 걸린다. 반면 평균 임금은 한국 공장(9400만 원)이 미국(7700만 원)보다 월등히 높다. 현대차가 1996년 이후 국내에 공장을 짓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도 최근 선출된 현대차 노조 지도부는 24일 재개될 임·단협 목표를 ‘통상임금 쟁취’로 정했다고 한다. 이미 2심까지 패소한 통상임금을 노사 합의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주임은 “‘망해 봐야 정신 차린다’고 하는 말을 ‘빨리 정신 차리라’는 말로 고맙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현대차 노조가 지금 이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말 망한 뒤 정신 차리게 될지 모른다.
#현대자동차 2대 노조위원장 이상범#현대차 노조 통상임금 쟁취#현대차 귀족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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