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줄어도 청년 고용률은 늘어나는 ‘기현상’…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8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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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는 청년은 줄어드는데 청년 고용률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저(底)출산으로 인한 착시 효과다. 4, 5년 후에는 청년층 인구 감소 폭이 지금보다 커져 청년 실업이 지표상으로 지금보다 더욱 호전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18일 통계청이 내놓은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396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만 명 줄었다. 통상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 전체 인구에 비례한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 역시 감소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용률이 42.5%에서 42.6%로 0.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7월 이후 3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청년인구 감소다. 9월만 해도 청년 취업자가 줄어드는 폭(―3만 명)이 1년 전 대비 청년 감소폭(―9만1000명)을 따라잡지 못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가 크게 줄면 취업 상황이 어려워서 취업자 수가 줄더라도 오히려 고용률이 올라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몇 년 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청년층 인구는 15~29세가 대상이다. 30세를 넘기면서 청년층을 졸업하는 19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은 연간 60만 명에 달하는 반면 19세가 돼 새로 청년이 되는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연간 4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이러다 보니 청년이 갈수록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청년 통계에서 빠진 1987년 출생자(30세) 수와 새로 청년층으로 편입된 2002년 출생자(19세) 수의 차이가 13만 명을 넘어섰다. 단순 비교했을 때 올해에만 청년 인구가 13만 명 줄었다는 뜻이다. 통계상의 청년층 인구 감소는 1991년 출생자들이 청년층에서 빠지는 4년 뒤인 2021년에 올해의 갑절인 연간 26만 명으로 1차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9월 청년 고용률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실업률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청년층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현재 실업 상태인 청년 외에 잠재적인 구직자와 취업가능자까지 포함해 보면 취업시장이 더욱 나빠졌다는 의미다. 9월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31만4000명 늘어나면서 1달 만에 30만 명대 증가세를 회복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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