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읽으며 정치적 회복 생각 굳힌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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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서 진실 말할때 올것”… 재판前 유영하 20분 만나 발언 조율

박근혜 전 대통령은 13일 구속 연장이 결정된 뒤 주말 동안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법정 발언(입장문)을 준비했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재판 시작에 앞서 오전 9시 30분부터 20분 동안 유영하 변호사(55)와 법정 접견실에서 만나 최종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구치소 독방에서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파란만장한 역경 극복을 다룬 장편소설 ‘대망(大望)’을 탐독하며 무죄 판결을 받아내 정치적인 영향력을 회복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또 결심 재판 때 자신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연장이 결정되기 전 변호인단 일부에게 “적당한 시기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구속 기한이 끝난 뒤 풀려나거나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데 대해 우려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한 직후 박 전 대통령에게 “1심 재판에서는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직후 “더 이상 재판에서 기대할 것이 없다”며 희망을 버렸다고 한다. 유 변호사가 14일 구치소 접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뜻을 확인한 후 변호인단 내부 논의를 거쳐 변호인단 총사퇴를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재판 시작 전 변호인단 일부에게 “나 스스로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이다. 하지만 역사의 법정에서 다시 진실을 말할 때가 올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박근혜#재판#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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