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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읽던 황혜민 끝내 눈물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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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읽던 황혜민 끝내 눈물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뉴스1입력 2017-10-12 13:59수정 2017-10-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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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민·엄재용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부부 11월 동반 은퇴 “15년의 세월을 되돌아보니 저는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동시에 또 저 자신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듯 쑤시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고, 화려한 무대에 서기 위한 저 자신과의 싸움은 언제나 고독했기 때문이지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은 12일 서울 중구 정동 한 식당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손편지를 낭독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황혜민은 같은 무용단의 수석무용수인 남편 엄재용(38)과 함께 다음달 드라마발레 ‘오네긴’ 공연을 마지막으로 함께 은퇴한다.

이들 부부는 선화예중·고 선후배 사이였으며 프로무대에서 재회해 동료에서 2012년 8월 결혼했다. 현역 수석무용수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황혜민은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1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격했다. 엄재용은 2000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2001년 솔리스트에 이어 2002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이들 부부는 900회 이상 함께 무대에 섰다.

황혜민은 “15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다가올 무용수로서의 마지막 날을 여러번 상상해왔다”며 “사실 한마디로 표현하지 못할 슬픈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담담하게 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발레를 오로지 인간의 몸으로만 감동을 전해야 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발레는 제게 항상 어려운 과제로 다가왔다”며 “분명 매번 최선을 다했음을 자신하지만 어떤 날은 과연 내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없이 작아질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부상 없이 발레리나로 활동한 황혜민은 “15년간 큰 굴곡 없는 발레리나의 삶을 살았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만 “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저의 곁에는 항상 제 편이 되어주는 남편과 가족, 단장님 지도위원 선생님과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팬 여러분이 늘 함께 해주셨다는 것”이라고 했다.

은퇴작 ‘오네긴’에 관해서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그분들께 보답하고자 이제까지 흘렸던 땀과 눈물, 그리고 열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감동적인 무대를 소중히 올리려고 한다”며 “제 마지막 모습을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가 끝까지 함께 지켜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드라마발레 ‘오네긴’은 오는 11월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황혜민·엄재용 은퇴 공연은 11월 24일 오후 8시와 26일 오후 7시30분 단 2회만 진행한다.

다음은 황혜민이 쓴 손편지 전문이다.

유니버설 발레단 황혜민입니다.

15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다가올 무용수로서의 마지막 날을 여러번 상상해왔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오히려 당당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 한마디로 표현하지 못할 슬픈 마음이 들키지 않도록 담담하게 보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5년의 세월을 되돌아보니 저는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동시에 또 저 자신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듯 쑤시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고, 화려한 무대에 서기 위한 저 자신과의 싸움은 언제나 고독했기 때문이지요.

발레는 다른 예술과는 달리 오로지 인간의 몸으로만 감동을 전해야 하는 예술입니다. 그렇기에 (발레는) 저에게 항상 어려운 과제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분명 매번 최선을 다했음을 자신하지만 어떤 날은 과연 내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없이 작아질 때도 있었으니까요.

누군가는 말합니다. 부상없이 무려 15년간 큰 굴곡없는 발레리나의 삶을 살았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그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저의 곁에는 항상 제 편이 되어주는 남편과 가족, 단장님 지도위원 선생님과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팬 여러분이 늘 함께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그분들께 보답하고자 이제까지 흘렸던 땀과 눈물, 그리고 열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감동적인 무대를 소중히 올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저의 마지막 모습을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가 끝까지 함께 지켜주리라 믿기에 저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발레리나라고 생각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 제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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