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저우 “북핵, 北-美에 맡겨선 안돼… 中도 적극 개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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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저우 베이징대 부원장 인터뷰

왕이저우(王逸舟)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최근 이 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지식인과 외교관들은 우리(중국)도 (북핵 문제에) 매우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국의 입장과 지식인들의 입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어느 쪽 입장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나는 당연히 학자”라며 웃었다. 왕 부원장은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에게 위험일 뿐 아니라 (북핵 문제로 인해) 한국 경제가 붕괴하거나 전쟁이 발생하면 중국에 매우 큰 손실이기 때문에 중국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커다란 이해관계가 있고 매우 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측면에서 책임이 있나.

“역사 경제 안보 각 측면에 책임이 있다. 중국은 북한의 가장 큰 이웃 국가, 동맹국, 형님이다.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위기가 발생한다면 중국에 그렇게 큰 책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북한과 중국은) 과거 동맹관계였고 현재도 동맹을 폐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현재 중국 정부 입장에 동의하나.

“중국 정부는 미국이 전쟁을 통해 해결하는 걸 원하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서 대화하기를 원한다. 그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더라도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북-미 간 어떤 결정에도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 북-미끼리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큰 책임과 이익이 있기 때문에 북한 관련 어떤 결정(과정)에서도 빠질 수 없다.”

중국이 지금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더 깊은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인정하고 한미와 소통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정치학원장의 주장은 어떻게 보나.

“대부분 지지한다. 중국이 폐쇄된 사회라면 북한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견해가 비교적 많을 것이지만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갈수록 자 원장의 견해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아질 것이다. 중국이 대북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과거 약했던 제재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제재의 방향도 엄중해지고 있다. 대북 석유 공급 중단도 하나의 (대북 제재) 옵션이다.”

―다른 부분도 있나.

“만약 북한에 중대한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하면 (한미뿐 아니라) 러시아 일본 유엔 등 여러 관련국과 소통과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이 함께 일하면 대규모 전쟁 가능성이 비교적 작아지고 미중이 전방위 긴장관계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다. 이 점에서 대국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자 원장과 주즈화(朱志華) 저장(浙江)성 당대국제문제연구회 부회장과의 논쟁은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 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토론이 공개화됐다. 사드 문제에 대한 토론은 훨씬 다양화돼 있다. 과거에 비해 큰 변화다. 이런 논쟁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한국의 독자들이 중국 전체 사회가 갈수록 다원화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전쟁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건 진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왕이저우#북핵#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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