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채집자’… 꿀같은 첫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손흥민, 챔스리그 토트넘 승리 이끌어… 전반 4분 왼쪽 유린하며 환상의 슈팅
도르트문트전서 시즌 마수걸이 득점… 유독 자신있던 팀 상대 통산 7번째 골

중앙선 근처에서 토트넘(잉글랜드) 공격수 손흥민(25)이 질주를 시작하자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인 토트넘 팬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 온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왼쪽 측면을 허문 손흥민은 좁은 슈팅 각도에서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 후 4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골을 터뜨린 그는 무릎을 꿇고 슬라이딩을 하면서 ‘후’ 하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세리머니와 비슷했다. 방송 해설자는 “골키퍼와 골포스트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향한 영리한 슈팅이었다. 엄청난 마무리였다”고 극찬했다.

‘꿀벌 군단(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로 구성된 유니폼을 사용해 생긴 별명)’으로 불리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양봉업자’ 손흥민이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14일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손흥민(1골)과 해리 케인(2골)의 득점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선발로 출전해 맹활약한 손흥민은 후반 38분 교체됐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그에게 토트넘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환상적인 골이 경기 결과(승리)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해리 케인(9.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7.3점을 줬다.

6월 팔 수술 후유증 등으로 이번 시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손흥민은 시즌 5번째 경기(잉글랜드 프로축구 경기 포함) 만에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시즌 첫 골을 넣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부터 도르트문트에 강했다.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2∼2013시즌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4골을 넣었고, 2013∼2014시즌에는 레버쿠젠에서 1골을 넣었다. 2015∼2016시즌에는 토트넘에서 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1골을 넣었다. 도르트문트전 통산 7골.

한편 이날 1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유럽클럽대항전 통산 10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한국인 유럽클럽대항전 통산 최다골 공동 1위에 올랐다. 또한 손흥민은 자신이 보유한 UEFA 챔피언스리그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7골(플레이오프 포함)로 늘렸다. 2위는 박지성(은퇴·5골)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챔스리그 토트넘 승리#도르트문트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