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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사법개혁 제동 판단… “野 헌정 정략적 악용” 분노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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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사법개혁 제동 판단… “野 헌정 정략적 악용” 분노 쏟아내

한상준 기자 입력 2017-09-12 03:00수정 2017-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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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헌재소장 동의안 부결]충격의 여권… 對野 강경모드로
환호하는 한국당… 존재감 드러낸 국민의당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두 팔을 벌리고 미소 지으며 정우택 원내대표(등 보인 사람)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왼쪽 사진). 비슷한 시간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뒷줄 왼쪽)와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뒷줄 오른쪽)이 나란히 선 채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모여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오른쪽 사진).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직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보고받은 뒤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한 참모는 “굉장히 굳은 표정이었다. 크게 화가 났다는 걸 표정으로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 부결에 대한 청와대 반응을 박수현 대변인보다 격이 높은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직접 발표할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윤 수석에 이어 전병헌 정무수석비서관까지 나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강한 어조로 야당을 비판했다. 이대로 가면 야당에 정국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었다. 여기에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외교·안보 이슈 대처 과정에서 발생한 지지층 이탈을 막고 인사 파문 책임론을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그러나 여소야대라는 현실적인 제약을 뛰어넘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고민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말로만 협치를 외쳤지 진심으로 야당을 설득했느냐는 자성론도 나온다.

○ 사법 개혁 제동에 격분한 靑

윤 수석은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 무책임의 극치로 국민의 기대를 철저히 배반한 것”이라며 “헌정 질서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활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또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계속되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야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힘에 의해서 어떠한 정당성도 가지지 않고 (임명 뒤) 111일째 끌어오던 표결을 이제 하면서, 부결로 결론 냈다는 데 대해 굉장히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청와대가 날 선 반응을 내놓은 것은 이날 부결을 김 후보자 개인에 대한 반대는 물론 새 정부가 추구하는 사법 개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5월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며 김 후보자 지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낙마하면서 새 정부의 사법 개혁은 일단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대로 가다간 12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도 간단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지 20일 이내에 처리하는 게 원칙이지만, 김이수 후보자 부결 후폭풍을 고려해 각 당이 동의안 표결일 자체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지지율에 취해 위기 직시 못했다는 자성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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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후보자 부결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이고, 정권교체에 불복하려는 것 아니냐”며 청와대와 주파수를 맞췄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경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낡은 것은 여전히 죽지 않았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탓에 여전히 위기임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닌지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는 오늘”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면을 통해 ‘개혁 대 적폐’라는 프레임을 더욱 강조해 문재인 식 국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개혁 대 적폐’의 구도는 여론전을 통해 이날 표결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위력을 보여준 국민의당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다. 향후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미리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캐스팅보트를 과시하는 전략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실감한 여소야대의 벽을 뛰어넘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현실적 고민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내년도 예산안, 각종 국정과제 입법 등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높은 지지율에 취해 야당을 발목 잡는 세력, 적폐 세력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진심어린 야당 설득 외에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당분간 냉각기를 거친 뒤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카드로 대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정부#김이수 부결#사법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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