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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박훈상]2030에 외면당한 홍준표의 ‘청년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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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박훈상]2030에 외면당한 홍준표의 ‘청년걱정’

박훈상·정치부 입력 2017-08-18 03:00수정 2017-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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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정치부
“한 해 100만 명 넘는 청년이 취업시장으로 나오는데 일자리는 30만 개가 안 된다. 70%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 걱정’을 잊지 않았다. 객석에는 2000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홍 대표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지만 2030세대 청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객석을 벗어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잔디밭으로 갔다. 단상의 밝은 조명이 비추지 않는, 홍 대표의 시선에서 벗어난 그곳에 2030세대가 몇 모여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29세 여성은 “이곳은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의 명소”라며 “이렇게 어르신이 많고 젊은이들이 적은 날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토크가 궁금하지 않으냐고 묻자 ‘보수의 품격’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민낯을 보면서 보수에 대한 불신에 사로잡혔다”며 “그런데 (바른정당을 빗대) 본처, 첩까지 운운하니 더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꼴통 딱지’를 걱정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회사원인 32세 남성은 “또래 친구끼리 대화하다가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순간 꼴통이 돼버린다”며 “괜히 저기 가서 ‘젊은 놈이 벌써 꼴통이다’ 소리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무엇을 바꾸면 당당히 보수라고 말하겠느냐고 묻자 심드렁하게 치킨만 뜯었다. 그러더니 “어렵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홍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를 언급하는 등 당 혁신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잔디밭에 앉은 젊은이들 귀에는 이 말이 들리지 않았다. 개를 산책시키러 나온 20대 연인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며 “솔직히 저 사람들은 토크 콘서트가 파격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형식이라 눈길이 안 간다”고 했다.

행사 취재를 끝내며 이런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또 꼴통 딱지를 뗄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홍 대표는 영영 청년들에게 패싱당할지 모른다고…. 홍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역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들과 마주한다.


박훈상·정치부 tigermask@donga.com
#청년#기자의 눈#홍준표#2030#토크 콘서트#꼴통#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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