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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北 프렌들리’ 文대통령, 막연한 낙관론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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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北 프렌들리’ 文대통령, 막연한 낙관론 벗어나야”

배수강 기자 입력 2017-08-13 18:03수정 2017-08-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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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윤 기자]
7월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 한반도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예방전쟁’(preventive war·선제공격으로 상대국의 공격 위험을 차단하는 것)을 언급하고, 북한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맞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례적인 공격적 발언을 이어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던 문재인 대통령도 즉각 사드 4기 임시배치를 지시했다. 하지만 경북 성주 주민과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사진)은 사드 레이더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 전자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전자파의 유해성은 사드 배치의 핵심 쟁점이었는데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문 대통령도 임시배치를 지시한 만큼, 사드 배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8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7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드 레이더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 전자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폭로하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대단히 정확한 지적으로 옳은 말씀”이라며 시인했다. 그러나 “환경부와 협의한 비밀사항”이라고 했다.

“그간 국민이 가장 우려한 게 사드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 여부였고, 사드 ‘전자파 괴담’으로 얼마나 많은 혼란과 혼선이 있었나. 그런데 전자파가 안 나온 게 왜 비밀인가. 환경부와 협의하면 미검출됐다는 팩트가 달라지는가. 문제에 대한 답이 나왔으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해야지, 비밀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전자파 미검출 결과 비밀사항 아니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와 X밴드 레이더로 구성되는데, 현재 X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4월 성주골프장에 배치돼 임시운용 중이다. 국방부는 7월 24일 환경부에 요청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관련 검증 절차의 일환으로 8월 10일 전자파와 소음 측정을 하려고 했지만 일부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송 장관은 전자파 미검출 사실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국방부가 사드 전자파 미검출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고 생각하나.

“7월 24일 용역업체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제출했고, 나는 그 내용을 국방부를 통해 확인했다. 이토록 중대한 사실을 국방부와 환경부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일주일 넘도록 보고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쉬쉬했을 거다. 아니면 이미 보고했지만 대통령 처지를 생각해 ‘보고 안 했다’고 말했거나.”


문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직후인 7월 29일 사드 발사대 추가 ‘임시배치’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도 안 돼 안보 위기 상황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15시간 만에 임시배치를 지시했다. 이 같은 조변석개(朝變夕改)에 국민은 어리둥절해한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북한은 7번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앞선 6번의 미사일과 7월 28일 7번째 미사일 발사에 어떤 차이가 있기에 뒤늦게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부 대응이 안이했다고 보나.

“생각해보라. 청와대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이틀 전(7월 26일)에 도발 징후를 포착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면서도 그다음 날 대통령의 휴가 계획을 브리핑했고, 28일 오전 성주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영향평가는 1년여 시간이 걸린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도 연내 사드 배치를 미루겠다는 뜻 아닌가. 그런데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자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드를 임시배치한다고 말을 바꿨다. 오락가락하고 즉흥적인 정부의 대응을 보면 과연 한반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는 대통령 선서를 한 만큼 국가원수로서, 군통수권자로서 확고한 안보관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운명이다. 게다가 군은 지난해부터 유지돼온 1단계 경계태세를 대통령 탄핵정국이던 2월 슬그머니 2단계로 낮추더니, 문 대통령 취임 직후 평시와 같은 3단계로 격하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7300km 떨어진 미국 하와이에서는 11월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대피훈련을 실시한다 하고, 일본도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연일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만 천하태평이다.”

▼ 사드 임시배치는 배치 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지 않다. 국회 국방위원회 질의에서 송 장관은 ‘상황이 급해 우선 긴급 배치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뜻이지, 환경영향평가를 해보고 안 되면 취소할 수 있는 조건부 배치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 배치 지역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성주골프장(사드 기지) 안에서 배치 장소를 재조정한다’고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사드는 성주 기지에 두겠다는 뜻이었다.”

임시배치도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지연될 것 같다. 7월 31일 청와대와 국방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했고, 8월 15일에는 ‘미국, 일본 대사관을 인간띠로 둘러싸겠다’고 예고했는데.

“걱정스러운 일이다. 현재로선 북한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무기가 사드인데, 안보 위기를 초래한 원인에는 침묵하고 대책을 문제 삼는 편향된 시각에 말문이 막힌다. 그들이 한반도 안전과 국제사회 평화를 위협해온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이런 국론 분열이야말로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다. 과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과정 등을 통해 정치색을 띤 ‘제3자의 개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숱하게 지켜봤다. ‘외부 원정세력’에 좀 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 때문에 헬기를 타고 기지에 들어가는 상황인데, 이게 나라냐. 반(反)사드 시위대가 극성을 부리는 데는 청와대와 여당의 책임도 적잖다.”

왜 그렇게 보나.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며칠 전 라디오방송에서 ‘나를 포함한 여러 의원이 사드 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가하고 무책임한 발언 아닌가. 그간 사드에 대한 부정적 언급으로 혼선을 키웠던 여권은 통렬히 반성하고 시행착오를 바로잡아야 한다. 오죽했으면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국장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이 ‘사드 철회는 없다면서도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병행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아주 혼란스럽다’고 말했겠나. ‘환경영향평가법’ 제10조는 ‘군사작전의 긴급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절차적 정당성’ 운운하며 전력화를 지연해왔다. 사드 추가 배치는 더는 미적거릴 일이 아니다.”

“헬기 타고 사드 기지行…이게 나라냐”

반대 단체들은 사드 무용론을 주장한다.

“문 대통령의 사드 추가 배치 결정은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도달 가능한 수준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이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현재로서는 핵을 포함한 미사일 공격에 가장 유용한 방어체계가 사드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공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도 2020년대에 구축이 가능하다. 사드는 최고 고도 150km에서 미사일을 요격해 파괴하는 만큼 지상의 피해도 적고, 그만큼 시간을 많이 벌 수 있다. 사드 요격 성공률은 거의 100%이다.”

우리 군은 7월 29일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하고,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정책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방어에 초점을 둔 킬체인과 KAMD만으로는 북한과 군사적으로 ‘공포의 균형’을 이루기에 부족하다. 북한 지휘부를 선제적으로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이나 핵추진 잠수함, 전술핵 재배치 등 공격력을 확충해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미국 항공모함이나 B-1B 폭격기 등이 필요하다. 북 핵무장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평화는 구걸하는 게 아니라 힘의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야당은 ‘한반도 영구적 평화체제’ 로드맵이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베를린 구상’ 폐기를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신베를린 구상’을 바탕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주장했으나, 이런 방향성은 대북 다자외교에서 우리만 고립되는 ‘왕따’를 자초할 수 있다. 핵·미사일 등 현실적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내세우고 응징을 후순위에 두는 것은 맞지 않다. 단호한 응징 의지를 갖추고 이후 북한에 변화가 생기면 대화가 가능하다. ‘북한 프렌들리’한 문 대통령과 안보 보좌진은 이제 북한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고, 탄핵 국면에서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김 전 대표가 서운해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결과적으로 갖은 고생 끝에 만든 당에서 바라던 바를 이루지 못한 채 친정으로 돌아오게 돼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새누리당은 대선후보를 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유력한 후보도 없는 데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를 주장한 이상 탄핵안 인용으로 치르는 대선을 준비한다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김 전 대표마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보수의 유일한 대안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당시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바른정당을 창당한 거다. 바른정당은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비전을 담을 그릇이었다.”

반 전 총장은 ‘중도 포기’했는데.

“갑작스레 중도 포기하면서 보수는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대선을 맞았다. 집권은커녕 보수 몰락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나는 좌파정권의 집권을 막으려면 보수 후보 단일화 외에는 방법이 없다 보고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앞장서왔다. 단일화 협상에도 상당한 진척이 있었으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약속을 뒤집고 완주를 고집하면서 단일화가 무산됐다. 고심 끝에 당선 가능한 보수 후보인 홍준표 후보를 돕기로 하고 복당했다. 나를 돕는 지역의 시·도의원들도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가 분열된 상황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또 나를 돕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내가 욕먹더라도 결정한 일이다.”

보수후보 단일화 실패 후 복당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거라고 보나.

“많은 국민은 제대로 된 보수 야당이 출현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주길 원한다. 두 당이 힘을 합쳐도 부족한 판인데 갈라져 있는 건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조속한 시일 내 두 정당과 진정한 보수 가치에 공감하는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

김 의원은 3선 경기도의회 의원, 3선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정치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김 의원이 생각하는 현실정치에 대해 말해달라.

“평범한 시골 소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아버지를 따라 경기 안성시 신두리 한독목장 준공식에서 연설하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보고는 ‘커서 수많은 사람이 보러 오는 인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이 한평생 꿈의 단초가 됐고, 그 꿈을 이루고자 한길을 걸어왔다. 28세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정치 현장에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현실정치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어려운 이를 돕는 사회를 만들고,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드리면서 궁극적으로 역사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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