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일 전쟁불사론… “김정은, 밤에 편하게 잠자선 안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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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강경론 확산]외교안보라인 기용설 도는 볼턴 “핵무기로부터 미국인 보호해야… 이제 남은건 군사적 옵션뿐”
펜스 부통령 “北과 직접 대화 안해” 국무부 “ARF서 北자격정지 논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어느 시점에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하고 싶다”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공식 언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팎의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은 여전히 대북 강경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군사적 조치도 적극 고려하라는 사실상 ‘전쟁 불사론’도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라인에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일(현지 시간)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란 칼럼에서 “성공적인 외교적 플레이가 없었기 때문에 이제 남아 있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군사적 옵션뿐”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대표적인 ‘신보수주의자(네오콘)’로 대북 강경론자인 그는 “모든 (군사적 옵션 시행) 시나리오가 한국, 특히 서울의 민간인들에 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미국은 무력 사용 전 한국과 일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서도 “가까운 우방국 정부라도 김정은의 핵무기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조치에 반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전날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화 발언을 뒤집었다. WSJ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동유럽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들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막는 전략이 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이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2일 MSNBC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그는 밤에 편히 잠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김정은에게 대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밤에 편하게 잘 수 없을 것이란 발언을 두고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위협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극우진영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2일 전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 주류 안보 전문가들 중에도 일본의 핵무기 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북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원 자격 정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대행은 전화 브리핑에서 “아세안은 분쟁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라며 “ARF에서 다른 회원국과 함께 북한의 회원 자격을 정지할지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워싱턴 안팎의 강경론, 특히 김정은 정권교체(레짐 체인지) 주장에 대해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김정은에 대한 압박용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은) 추가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한미일 군사훈련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제재가 이어지면 북한은 결국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달 31일 워싱턴에서 그를 면담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3일 전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신진우·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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