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당 의원들 부끄럽게 만든 매케인의 책임의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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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뇌종양 수술 받고도 표결 출석

미국 공화당의 원로급 인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해온 존 매케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81·공화·애리조나)이 뇌종양 수술 뒤에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최근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제거 수술을 받은 매케인은 미 상원 의회에서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정체돼 있던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관련 토론 개시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매케인은 이날 미 상원에 출석해 오바마케어 폐지 토론 개시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매케인은 연설에서 “(내가 기억하는 어느 때보다 현재 상원은) 더 당파적이고, 더 부족(tribal)에 가깝다”며 “(협력이 부족한 건) 양쪽(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공화당과 민주당)는 너무 많은 이슈와 관련해 시간을 낭비해왔다”며 “우리가 복도 건너편(상대방)의 도움 없이 이길 방법을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매케인의 적극적인 협력 강조 행보가 오바마케어 폐지 토론 개시 여부를 묻는 표결이 가결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투표는 상원의원 100명 전원이 참석해 찬성과 반대가 50표씩 나왔다. 하지만 상원의장을 겸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한편 매케인은 왼쪽 눈 위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흔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이날 취재진과 동료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해 온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샌더스가 즉흥 왈츠를 제안하자 춤을 추는 등 웃음도 자아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매케인#표결#출석#뇌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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