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영업익 3兆 ‘반도체 서프라이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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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 10조 클럽 눈앞
D램 가격 1년새 2배이상으로 급등… 영업이익률 46% 이례적 기록
하반기 투자-생산량 확대 추진… 청주-中우시 공장 내년 완공 검토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을 타고 분기 영업이익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10조 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여 2년 만에 역대 세 번째 ‘영업이익 10조 클럽’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중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긴 곳은 2004년 삼성전자와 2015년 한국전력 두 곳뿐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6조6923억 원, 영업이익 3조507억 원, 순이익 2조4685억 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한 달에 1조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영업이익은 1분기(1∼3월)에 비하면 24%,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574% 늘었다. 1년 만에 6.7배로 뛴 것이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도 46%로 제조업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다.

SK그룹 계열사 중 분기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긴 곳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간 영업이익도 10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5183억 원이다. 공기업인 한전을 제외하면 민간기업 중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긴 곳은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한전이 공기업임을 감안하면 민간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이후 처음인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주력 제품인 D램이 이끌었다. D램 가격은 1년 만에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출하량을 늘리긴 했지만 공급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D램 중에서도 서버용 D램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D램은 서버용, 모바일용, 그래픽용, 컨슈머용(TV·셋톱박스·내비게이션 등), 컴퓨팅 메모리 등으로 나뉜다. 서버용은 말 그대로 데이터 서버에 주로 쓰이는데 데이터 안정성이 중요하다. 최근 서버용 D램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서버 대수가 늘어서라기보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전으로 고용량의 메모리를 가진 서버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업총괄사장은 “최근 비중이 늘고 있는 인터넷 데이터 센터용 서버는 기존 서버에 비해 D램 채용량이 평균 60∼70% 이상 많다”며 “향후 D램 수요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SK하이닉스 공장 내 설비 전환 문제로 출하량이 1분기에 비해 6% 줄긴 했지만 제품 가격이 8% 올라 충분히 상쇄됐다.

고무적인 것은 하반기(7∼12월)에도 ‘실적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애플, 삼성, LG와 중국 업체들까지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 이어지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그 수준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계속되는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통한 생산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공정 전환만으로는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7조 원으로 잡았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에 완공 예정인 청주와 중국 우시(無錫) 공장의 완공 시기를 내년 4분기 정도로 앞당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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