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중 1명 ‘나 혼자 산다’…5년새 17.7%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16시 54분


코멘트
강모 씨(62·여)는 매일 저녁 해외에 사는 자녀들과 영상 통화를 한다.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면서 혼자 살게 된 뒤부터 생긴 일과다. 강 씨는 “이때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혼자 사는 여성이 늘고 있다. 여성 10명 중 1명은 1인 가구로, 특히 60세 이상 여성이 많았다. 27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여성 1인 가구는 261만 가구로 5년 전인 2010년(221만8000가구)보다 17.7% 늘었다. 여성 인구가 2565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여성 1인 가구는 계속 늘어 2045년이면 388만2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1인 가구는 199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인구와 따로 떨어져 사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고령화로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노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1인 가구 역시 192만4000가구(2010년)에서 259만3000가구(2015년)로 늘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연령별 분포는 남성과 여성이 크게 달랐다. 혼자 사는 여성 10명 중 4명 이상(43.2%)은 60대 이상이었다. 이어 △20대 15.4% △50대 15.3% △30대 13.1% △40대 11.8% 순이었다. 반면 남성 1인 가구는 20~60대까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통계청 윤여옥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주로 60대 이상 여성 1인 가구 대다수는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사는 여성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5년 기준 여성의 기대수명은 85.2세로 남성(79세)보다 6.2년 길다.

혼자 사는 여성 절반 이상(56.9%)이 월 평균 소득이 100만 원도 되지 않았다. 남성 1인 가구(29.5%)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특히 60세가 넘어 혼자 사는 여성의 80.2%가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했다. 윤 과장은 “현재 60세 이상 여성은 대개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혼자 살면서 빈곤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결혼과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여기는 여성 비율도 늘었다. 2010년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여성은 10명 중 6명(59.1%)였으나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47.5%로 줄었다.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여성은 52.2%에서 34.2%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