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허’ 운전시험 효과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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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시험합격률 54%로 뚝… 초보운전 교통사고도 38% 급감

‘불면허’ 효과가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운전면허시험 난도가 높아진 뒤 초보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운전면허를 취득한 초보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562건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 904건에 비해 37.8%나 줄었다. 사망자는 13명에서 9명, 중상자는 334명에서 184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때는 운전면허시험이 어려워진 직후다. 난코스로 꼽히는 직각주차(T자 코스)와 경사로 등이 추가됐다.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은 시행 전 92.8%였으나 시행 후 6개월간 54%로 크게 줄었다.

장내기능시험만 합격한 연습면허 소지자의 교통사고도 이 기간 16건으로 전년도 60건에서 73.3%나 줄었다. 연습면허 소지자가 인명 피해 사고를 낸 경우도 43건에서 9건으로 감소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이 어려워진 덕분에 거리로 나서는 초보 운전자의 실력과 교통법규 이해력이 크게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초보 운전자의 교통사고 감소로 절감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이 12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1년 까다로운 운전면허시험을 일종의 규제로 보고 대폭 간소화했다. 하지만 운전면허 따기가 쉬워지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덩달아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원정 올 정도였다. ‘물면허’ 논란이 커지자 지난해 운전면허시험이 대폭 개선됐다. 학과시험 문제은행 문항이 730개에서 1000개로 늘었다. 난폭·보복운전 금지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장내기능시험도 차로준수 등 2개에 직각주차와 경사로, 좌·우회전, 교차로, 가속 등 5개가 추가됐다. 기능시험 주행거리도 50m에서 300m로 늘어났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야간 운전과 겨울철 운전, 고속도로 운전 등 면허 취득 후 실제 겪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정성택 기자
#불면허#운전시험#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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