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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법관 5人이 직접 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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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법관 5人이 직접 재조사”

배석준기자 입력 2017-06-20 03:00수정 2017-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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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전국법관회의… 조사소위 구성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다. 43개 법원 소속 판사 100명이 회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판사 100명이 참여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가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결의했다. 법원행정처가 대법원에 비판적인 법관들의 리스트를 작성, 관리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법관회의 개최는 2009년 신영철 전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 이후 8년 만이다.

법관회의는 19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 법원에서 뽑힌 법관 대표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내부 토론과 표결 과정을 거쳐 참석자 과반수 찬성으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법관회의는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법관 5명으로 현안조사소위를 꾸리고 위원장에 최한동 인천지법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8기)를 선임했다.

법관회의 공보를 맡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43·29기)는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 등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며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법관회의가 구성한 소위원회에 조사 권한을 위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일선 법관들의 개인 성향과 동향 정보를 수집하고, 대법원에 비판적인 성향의 판사 명단을 만들어 관리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법원행정처가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 축소를 위해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함께 불거졌다. 하지만 대법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는 이규진 전 양형위 상임위원(55·18기)이 인권법연구회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법부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법관회의는 대법원 자체 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자세다. 이 때문에 이 상임위원을 비롯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8·17기)과 법원행정처 기조실 소속 법관들의 업무용 컴퓨터 및 저장매체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관회의 의장으로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57·16기)가 선출됐다. 인권법연구회 소속인 이 부장판사는 2009년 신 전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 당시 평판사들의 반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법관회의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가 열리는 사법연수원 3층 대형 강의실 입구에는 경비 인력이 배치돼 100명의 참석자를 제외하고는 입장을 막았다. 언론의 참석자 명단 공개 요구도 거부했다.


회의 참석자 사이에서는 이번 법관회의 개최를 주도한 인권법연구회 측이 사실상 의사결정 과정을 독점했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 회의 참석자는 “미리 정해진 결론을 향해 달려갔고, (인권법연구회 관계자를 제외한) 나머지 판사들은 들러리 역할밖에 못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원 내부에서는 “전체 법관 대상으로 법관회의 결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거쳐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관회의는 이 밖에 법관회의를 상설화하기 위해 대법원 규칙을 제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인권법연구회 사태에서 드러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대해 양 대법원장이 이를 인정하는지 여부 등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전국법관회의#조사소위#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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