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6월 한반도… 가뭄-녹조 비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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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국 대부분 폭염주의보… 당분간 비 소식 없어 더위 맹위
4대강 녹조 급속도로 확산… 가뭄 갈수록 심해 수문 못 열어

주말 동안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전국을 덮쳤다. 이번 주 전국 대부분은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6월의 무더위’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뭄에 더위 악재가 겹치면서 녹조는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상시 개방한 4대강 보들은 수문을 더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졌다.

1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구미 영천 청도 등 경상 지역 일부와 강원 정선, 대구, 광주에는 폭염 경보가 발령됐고 나머지 경상 지역 및 성남 평창 등 경기 강원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16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서울과 세종, 경기 전라 지역 등은 사흘 연속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폭염주의보가 이틀 넘게 이어졌다. 18일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평년 대비 3∼4도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0일까지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 영향으로 맑은 날이 이어질 것”이라며 “20일부터는 전국에 차차 구름이 끼기 시작하겠지만 비 예보는 없는 만큼 한동안 폭염특보가 확대되거나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몇 달째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고 더위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녹조는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이달 14일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 조류경보가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창녕함안 지점에는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녹조 원인물질인 남조류 개체 수가 mL당 1000개체 이상이면 관심, 1만 개체 이상이면 경계 단계로 분류된다.

현재 낙동강에 있는 보 8곳 가운데 상류에 있는 상주보 낙단보 칠곡보를 뺀 5곳에 조류경보나 수질예보상의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달성보 구간에 남조류 개체 수는 12일 26만3805개를 기록해 4대강 사업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금강 물을 끌어 쓰는 보령댐과 영산강 죽산보에도 녹조가 발생했다.

녹조는 매년 발생해 왔지만 특히 올해 녹조는 지난해에 비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조류경보 첫 발령일은 2015년엔 6월 2일, 2016년엔 5월 31일, 올해는 6월 7일로 지난 두 해에 비해 늦었는데도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속적인 가뭄과 더위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구기상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누적강수량은 156.3mm로 2013∼2016년 같은 기간 누적강수량 평균의 59.8%에 불과했다. 새로운 물은 유입되지 않고 기온이 오르면서 녹조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단체들은 1일부터 상시 개방한 6개 보의 수문을 더 열고 다른 보도 상시 개방하라 압박하고 있지만 가뭄 때문에 수문을 더 열기 어렵다. 정부는 용수 부족을 우려해 양수제약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이도저도 아닌 4대강 수문 개방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적 구호를 지키려다 용수는 용수대로 버리고 수질 개선도 안 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것. 개방 대상인 강정고령보와 죽산보에 인접한 칠곡보 승촌보 등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보에 설치된 소수력 발전기 가동이 어렵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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