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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경화 임명 강행한 文, 더 낮은 자세로 野 설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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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경화 임명 강행한 文, 더 낮은 자세로 野 설득하라

동아일보입력 2017-06-19 00:00수정 2017-06-1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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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국회에서 인사청문 보고서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한 것은 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에 대해서는 “목표의식이 앞서다 보니 약간 검증이 안이해진 것 아닌가 (우리) 스스로도 마음을 좀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유감’이란 말까지 하며 미약하나마 야당에 유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꽉 막힌 인사정국에 대해 “인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해서 선전포고라든지, 강행이라든지, 협치는 없다든지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 또는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야당 간 전면전으로 봐선 안 된다는 주문이지만 당장 야3당은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그동안 ‘비판적 협조’ 기조를 이어가던 국민의당마저 등을 돌릴 태세다.

대통령은 강 장관 임명에 대해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들어 “야당도 널리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물론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정상회담에 전임 정부의 외교장관을 대동해야 하는 비정상적 모양새 등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야당의 거듭된 경고에도 밀어붙이는 것은 야당을 더욱 강경하게 몰아갈 뿐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이 안정된 시기’와 ‘개혁을 요구하는 시기’는 다르다면서 지금 같은 개혁을 위한 인사에는 야당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도덕성 검증보다는 ‘개혁 코드’가 중요하며 개혁이라는 목표를 위해선 과정의 실수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인사난국을 청와대와 야당의 대결로 보지 말아 달라는 것은 결국 야당에 그 책임이 있다고 떠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이은 두 번째다. 그동안 “국민 검증 통과” “인사청문회는 참고용” 같은 발언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인식을 드러냈던 청와대는 어제 “청와대가 검증 못한 것을 국회, 국민이 지적해주면 사안을 고려해 지명 철회도 할 수 있다”(박수현 대변인)고 했다. 하지만 강 장관 임명을 강행한 상황에서 당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편 같은 국정 현안이 여소야대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걱정이다.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앞에 놓인 ‘국회 파고(波高)’를 넘어서려면 더욱 낮은 자세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강경화#문재인 대통령#김상조#국민 검증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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