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 43세 스웨덴 감독 황금종려상 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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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칸에서는…]70회 칸 국제영화제 결산

《“Oh, my God!(오, 이럴 수가)!” 70회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이 스웨덴 출신의 젊은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에서 세 번째로 젊은 감독인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43)은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한달음에 무대 위로 뛰어올라갔다. 옆에 서있던 심사위원들에게는 연신 손 키스를 날렸다. 한국에선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19편의 경쟁 부문 중에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였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 스웨덴 감독이 최고상

29일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단은 ‘더 스퀘어(The Square)’의 외스틀룬드 감독을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광장에서 설치 전시를 하게 된 박물관 큐레이터의 얘기를 담은 블랙코미디다.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정치적 소재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은 그간 스웨덴에서 주로 활동했다. ‘더 스퀘어’는 그가 처음으로 찍은 영어 영화다. 지난달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경쟁작을 발표했을 때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추가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최고상을 받게 됐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은 “정치적인 정확성과 그 덫에 걸린 사람들의 독재를 탐구한 영화”라고 평했다. 현지에선 그의 수상이 칸 영화제에 본격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은 국제적인 에이즈 운동단체인 ‘액트 업(ACT UP)’의 이야기를 다룬 로뱅 캉피요 감독의 ‘120 비츠 퍼 미니트(BPM)’가 선정됐다. 감독상은 ‘매혹당한 사람들’을 연출한 여성 감독 소피아 코폴라가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인 더 페이드’에서 폭탄테러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을 연기한 다이앤 크루거, 남우주연상은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의 호아킨 피닉스가 받았다. 각본상은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여성 감독인 린 램지 감독이 함께 수상했다. 이로서 여성 감독은 경쟁 부문에 오른 3명 중 2명이 수상 성과를 거뒀다. 영화제 내내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던 러시아 안드레이 즈뱌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는 심사위원상, 올해 무려 4편의 영화로 영화제를 찾은 니콜 키드먼은 70회 기념상을 수상했다.

○ 한국 작품 수상은 불발

올해는 예년과 달리 ‘뚜렷한 수상 기대작이 없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영화들이 모두 엇비슷했다. 그런 만큼 국내에선 해외 평론가와 기자들로부터 평균 이상의 평점을 받는 등 호평을 끌어낸 홍상수 봉준호 두 한국 감독에 대한 수상 기대감이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장편영화가 5편이나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은 성과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네 번째 진출한 홍 감독은 ‘유머러스하고 밝은 분위기로 이전 작품보다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는 평을, 봉 감독은 ‘ET와 비견할 만한 매력적인 영화’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두 작품 외에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의 ‘불한당’과 ‘악녀’ 역시 2000여 석의 극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상영됐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영화제 내내 뜨거운 관심과 화제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칸 국제영화제#황금종려상#홍상수#봉준호#불한당#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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