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종현]은퇴 인력을 중소기업 지원 허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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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한국정책재단 수석연구원
김종현 한국정책재단 수석연구원
최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특용작물 재배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 사장을 만났다. 그는 외국 회사들과의 기술 개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부 지원을 희망하고 있었다. 함께 있던 기획재정부 출신의 한 은퇴자가 “정부에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왜 지원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늘 바쁘다 보니 관련 내용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우리 회사가 지원 자격은 되는지 등을 세세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는 정부 지원 사업이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수백, 수천 개의 정부 지원 사업을 세세히 파악해서 자신에게 맞는 지원 정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회사 경영, 자금 조달, 판로 개척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정부 지원 사업을 직접 챙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때 공공부처에서 은퇴한 인력에게 중소기업과 정부 지원 사업을 잇는 허브 역할을 맡겨 보는 건 어떨까. 은퇴 인력의 경험과 경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해당 기업에 맞는 정부 지원 사업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또 해당 정부 지원 사업의 목적 및 취지는 무엇인지, 어떤 대상을 지원해 주려고 만든 사업인지 등의 내부 정보 파악도 어렵지 않다.

이런 허브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정부 지원 사업의 취지와 목적에 꼭 맞는 중소기업이 적절하게 지원을 받음으로써 원 취지에 맞는 최대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이 기본적인 회사 정보를 은퇴 인력이 볼 수 있도록 동의해 주면, 은퇴 인력은 정부 지원 사업을 분석한 뒤 어떤 지원 사업이 회사에 적합한지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또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몇 개월 전부터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이런 허브 시스템이 갖춰지면 공공부처 은퇴자들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뿐더러 자신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고 사회에 의미 있게 다시 쓰인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또 중소기업은 오랫동안 공공 분야에서 일한 경험과 경륜, 네트워크를 그대로 흡수함으로써 더 큰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종현 한국정책재단 수석연구원
#사물인터넷#iot#특용작물 재배#허브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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