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경화 “모교에 딸 보내려 은사께 주소지 소개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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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거짓말’ 논란 해명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가 2000년 위장전입했던 서울 중구 정동아파트가 이화여자외국어고 원어민 교사 숙소였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강 후보자는 “한국에 돌아온 딸의 적응을 위해 모교인 이화여고에 보내려고 아는 은사께 주소지를 소개받아 옮겼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 “1999∼2000년 남편이 학교에서 안식년을 얻어 아이 셋을 다 데리고 미국에 갔다가 1년 교육을 받고 2000년 다시 돌아왔다”며 “큰딸이 미국에 있을 때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봤기에 엄마 마음에 (딸이) 다시 한국에 적응하는 데 편한 상황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다니던 이화여고에 꼭 넣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소지(정동아파트)에 누가 살고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며 “딸아이의 안녕을 위해서 생각 없이 한 일이 이렇게 여러 물의를 빚게 돼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한 아파트를 친척 집이라고 밝혔던 것에 대해선 “청와대가 검증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스위스 제네바 출장 중이다 보니 남편에게 연락을 했고, 전입 과정에서 역할이 없었던 남편이 친척 집이라고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조현옥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강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을 밝히면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지를 뒀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강 후보자와 장녀는 2000년 7월 23일 정동아파트로 전입했고 장녀는 이화여고에 진학했다. 당시 이화여고 교장이던 정모 전 교장은 강 후보자가 이화여고에 다닐 당시 교사로 재직했다.

정 전 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강 후보자가 위장전입한 아파트는) 이화외고 원어민 교사 숙소였다”며 “(강 후보자를 만났을 때) 이런 좋은 학교에, 본인 모교에 큰딸이 입학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까지는 들었다”고 했다. 이화학원 측 관계자도 “이화외고 원어민 교사의 요청이나 수요에 따라 보통 두 채 정도 아파트 전세권을 설정해 놓는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자가 어떻게 이 아파트에 위장전입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 전 교장은 “(위장전입 등) 이렇게 하라고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어떻게 (장녀가) 학교에 들어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아파트에 전세권자로 설정돼 있던 심모 전 이화여고 교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세권 취득 과정과 강 후보자 일가의 위장전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강 후보자가 이화여고, 연세대 동문이라 매스컴을 통해 알긴 알지만 개인적 인연은 없다”고 말했다. 이화학원이 전세권을 소유한 아파트를 강 후보자가 학교 측의 묵인 없이 어떻게 주소지를 옮길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한편 강 후보자의 장녀가 세운 회사에 강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부하 직원이 자본금의 절반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에 따르면 강 후보자의 장녀가 지난해 6월 설립한 주류 수입 회사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인권보호관 출신인 우모 씨가 4000만 원을 투자했다. 강 후보자는 부대표를 지냈다. 공무원인 우 씨의 형도 이 회사에 2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이 의원 측은 밝혔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신나리·신규진 기자
#강경화#위장전입#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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