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해찬 특사 방중 당일 롯데마트 영업 허용한 中… 4일만에 다시 영업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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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 정부 특사단이 중국을 방문했던 19일에 롯데마트 점포 3곳의 영업을 허가했다가 특사단 귀국 이틀 후인 23일 다시 영업을 정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 보복 해제에 대한 일각의 기대와 달리 중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결 없이 보복 완화는 없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6일 복수의 재계 및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롯데마트 점포 3곳에 대한 영업정지는 19일 해제됐다 4일 뒤 돌연 소방 점검을 통해 영업정지 처분으로 다시 바뀌었다. 지방정부가 영업 허가를 내줬다가 중앙정부의 압박에 의해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전체 영업정지 점포 수 74개, 자체 휴점 13개 등 87개 점포가 문을 닫고 있다는 현황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처음 영업정지가 해제된 19일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날이다. 같은 시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홍석현 대미 특사와 만난 자리에서 “국무부에서 접촉했는데, (중국의) 롯데 제재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더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롯데 내부에서도 이때 ‘사드 해빙기’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가 영업정지 해제 번복 결정으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오히려 한국이 새 정부로 넘어갔다는 것만으로 사드 보복이 다 해결된 것처럼 여기는 것에 불쾌해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관광업계 및 문화예술계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시 주석의 축전(10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11일), 일대일로 정상포럼 한국 대표단장 접견(14일), 중국 특사단 접견(19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아모레퍼시픽 등은 대중 마케팅 전개를 시작했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한중이 소통을 시작한 것은 좋은 변화이나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 정부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이새샘 기자
#롯데마트#영업정지#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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